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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 하정화 박사가 본 ‘30년지기’ 전광우 이사장...“밖에선 큰 손, 집 안에선 작은 손…경제전문가라지만 재테크엔 관심없어요”
전광우 이사장에게 자신을 잘아는 친구 한 명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그답지 않게 순간 멈칫했다. “한 명을 소개하면, 다른 친구들이 서운해 할 텐데요. 이를 어쩌나?”
그래서 결국 그를 가장 잘아는 아내 하정화 박사를 소개해 달라고 졸랐다. 전 이사장과 30년간 고락을 같이한 하 박사는 “그와 결혼한 것은 축복”이라고 했다. 무한한 애정과 고마움이 녹아 있었다. 역시 요즘 보기 드문 ‘잉꼬부부’라 느꼈다. 그래서 대뜸 남편의 단점부터 물었다.
그러자 “경제와 금융이 전문이라지만 정작 재테크에는 관심이 없어합니다. 증권이나 부동산 시세를 쫓다보면 삶의 철학이 그곳에 집중돼 정작 일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해요.”
옳은 얘기지만 하 박사는 간혹 전 이사장의 그런 모습이 아쉬울 때도 있다고 했다. “가족끼리 반농담으로 하는 말이 있어요. 나라 경제 반만큼만 가정 경제 좀 돌봐달라고요.” 그는 이어 웃으면서 “밖에서는 (수백조원의 국민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큰손이라고 하는데, 실은 안에서는 작은 손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단점이라면서도 ‘흉’ 같이 들리지 않았다. 어차피 하 박사에게 전 이사장의 단점을 듣는 건 무리였는지 모른다.
“지금도 틈틈이 하루에 여러 차례 문자를 주고받아요. 사랑한다는 말까지 합니다. 그리고 틈만 나면 대화를 나눕니다. 미국에서 생활할 때 드라이브 여행을 할 기회가 많았어요. 당시 남편은 운전을 하고(운돌이), 나는 지도를 펼쳐 들고 길안내를 했지요(지순이). ‘운돌이와 지순이의 완벽한 만남’이라고 서로를 보면서 한참 웃기도 했어요.”
빠뜨릴 수 없는 질문을 했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전 이사장의 건강관리 비법을 물었다. “건강식으로 소금 양이 적은 저염식(低鹽食)을 하고 있어요. 아침은 꼭 생식으로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밥이나 빵으로 보충합니다. 그리고 출근하기 20분 전에는 꼭 클래식을 들어요. 정신적인 여유를 갖는 거지요. 긍정적인 사고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어느새부턴가 유머가 풍성해지면서 웃게 되더라고요. 유머 있는 생활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하 박사는 지면을 통해 남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겼다. “우리 결혼한 지 30년이 좀 지났어요.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강도 건너고 언덕도 넘고 숲속을 헤매기도 했지요. 그래도 둘이 같이 잘 왔어요. 앞으로 30년도 둘이 손 꼭 잡고 건강하게 갔으면 참 좋겠어요.”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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