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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 유럽까지…한국영화 ‘날다’
김기덕 감독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할리우드선 봉준호·박찬욱·이병헌 등 맹활약국내선 점유율 월간 70% 넘나들어흥행성·예술성 모두 갖춘 수작 줄이어한국영화 100년사 ‘최대 황금기’ 도래
김기덕 감독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할리우드선 봉준호·박찬욱·이병헌 등 맹활약
국내선 점유율 월간 70% 넘나들어

흥행성·예술성 모두 갖춘 수작 줄이어
한국영화 100년사 ‘최대 황금기’ 도래


유사 이래 한국영화의 최고 황금기다. 김기덕 감독은 세계 최고(最古)의 영화제이자 예술영화의 성지인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박찬욱과 김지운ㆍ봉준호 감독은 할리우드 톱스타 배우를 기용해 세계 최대의 영화시장인 미국에서 신작을 찍었다. 국내 극장가에선 월간 점유율 70%를 넘나들며 근래 보기드문 활황세를 구가하고 있다. 흥행과 예술성,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최전선에서 한국영화가 아시아와 유럽ㆍ미국을 가로지르며 깃발을 높이 세웠다.

1919년 국내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상영된 이후 약 100년의 한국영화사에서 이만큼 거센 흐름이 없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K-팝(Pop)과 함께 한국영화가 한류의 당당한 한 축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은 마침 국내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막강한 흥행파워를 과시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올해 최다 관객동원작이자 한국영화 역대 2위의 흥행작인 ‘도둑들’은 한국영화에 변화된 흥행 경향을 보여줬다. 사회적ㆍ역사적 주제를 담은 ‘의식있는 작품’보다는 대중적 어법과 영화적 쾌감에 충실한 ‘재미있는 영화’의 전성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렸다. 서구의 장르 공식에 충실하고 상업적인 감각을 지녔으며,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고 톱스타를 대거 캐스팅한 할리우드형 흥행공식이 국내 극장가에서도 ‘주류’가 되기 시작했음을 증명한 사례였다.

이렇듯 저울의 한 편으로 마냥 기울 뻔한 한국영화의 균형추가 된 것은 김 감독이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독창적인 어법과 도발적인 주제, 대담하고 파격적인 표현의 작품세계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섬으로써 한국영화의 살아있는 ‘작가정신’을 보여줬다.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피에타’는 김 감독의 18번째 작품으로, 돈이 지배하고 인간이 서로를 착취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피폐한 그늘을 두 남녀의 파국적인 관계로 보여준 작품이다.

김 감독은 그동안 유럽 무대에서 한국영화와 작가주의 예술영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초창기 김 감독은 성과 폭력, 욕망, 관계 등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 조건에 대한 성찰과 현대사회의 비극적 관계를 묘사한 작품으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선 동양적인 풍경과 철학, 상징, 유머를 탁월하게 스크린에 구현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 감독은 ‘시간’ ‘숨’ ‘비몽’을 거치며 시간과 공간, 관계와 정체성에 대한 성찰로 작품 세계를 한층 넓혔으며, 파괴적 시대의 구원을 묻는 ‘피에타’에 이르러 정점에 올랐다. 이번 수상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영화계에선 임권택으로부터 이창동과 홍상수ㆍ김기덕으로 이어지는 한국영화 작가주의의 계보가 뚜렷한 자취를 남기게 됐다.

유럽이 세계 3대 영화제로 상징되는 예술영화의 심장부라면 한국영화가 지향하는 또 하나의 꼭지점은 상업영화의 할리우드다.

현재 박찬욱 감독은 니콜 키드먼, 미아 와시코브스카, 매튜 굿 등을 기용해 영화 ‘스토커’를 찍었다. 김지운 감독은 아놀드 슈워제네거, 포레스트 휘태커가 출연하는 할리우드 영화 ‘라스트 스탠드’의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 중이다.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설국열차’에는 한국 배우뿐 아니라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존 허트 등 세계적 스타배우가 출연한다. 배우 이병헌은 블록버스터인 ‘지아이조’ 시리즈에 이어 또 다른 할리우드영화 ‘레드2’ 출연도 예정됐다.

아시아와 유럽ㆍ미국을 세 꼭지점으로 한국영화의 도전과 확산이 거센 물살을 타고 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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