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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희의 가요 올킬> OST · 90년대 복고…그시절 추억을 먹고…발라드가 돌아왔다
디지털 음원 시장이 오프라인 음반 시장의 규모를 추월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가을에는 발라드가 뜬다’라는 가요계의 오랜 공식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이돌 그룹 노래들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지난 몇 년간의 가요 시장에서는 더욱 그랬다.

그런데 올여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한바탕 차트를 휩쓸고 지나간 가을 음원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공인음악차트인 가온차트의 9월 1주차 주간 다운로드 차트에서 허각과 지아가 함께 부른 ‘아이 니드 유(I Need You)’라는 곡이 1위에 오른 데 이어 일주일 후인 9월 2주차 차트에서는 서인국과 정은지가 함께 부른 ‘올 포 유(All For You)’가 1위에 오른 것. 카라 등 한류 아이돌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주목받았다.

앞서 2주간 1위에 오른 두 곡의 공통점을 굳이 찾는다면 ‘발라드’곡이라는 점이다. 걸그룹과 싸이가 점령하다시피 했던 지난 2~3달간 가요차트에서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슷한 시기 발매된 곡들 중 9월 8일자 멜론 실시간차트 상위 30위권에는 나윤권, 어반 자카파, 백지영, 태연, 이종현, 신용재 등 10여곡의 발라드곡들이 포함돼 있다.

댄스와 힙합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던 가요차트에서 발라드가 다시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을’이라는 계절적인 특수성보다는 드라마 OST와 ‘90년대’ 복고 감성의 부활이 발라드 열풍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태연, 제시카, 백지영, 신용재 등의 노래들은 모두 드라마 OST곡이다. 한동안 가요차트에서 성적이 저조했던 OST곡들이 종영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이후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1위에 오른 ‘올 포 유’나 ‘우리 사랑 이대로’ 역시 엄밀히 따지자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드라마 OST나 다름없다.

여기에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90년대 되돌아보기’가 발라드 부활을 이끌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로 5% 가까운 시청률을 보여준 ‘응답하라 1997’은 가요 시장까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올 포 유’나 ‘우리 사랑 이대로’ 모두 90년대 인기를 모은 쿨과 주영훈의 곡으로 ‘응답하라 1997’의 주연배우 서인국과 정은지가 리메이크 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복고와 OST표 발라드의 인기가 오랜 시간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싸이를 시작으로 기존의 아이돌 댄스음악 중심의 음원시장에 변화가 일기 시작됐다는 점은 국내 대중음악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대중문화 칼럼니스트/dhee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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