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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일, 살해당시 상황 "기분 나쁜 말 했냐?"
-1차 동생 살해후 다시 올라가 언니에게

-범행도구 구입해 베란다 통해 침입

-범행 후에 잃어버린 모자 찾는 등 태연한 모습


[헤럴드경제= 윤정희 기자]사건 발생 55일만에 울산 자매 살인사건의 용의자 김홍일(27)이 검거되면서 베일속에 가려졌던 살해당시 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거 이틀째 조사를 과정에서 김 씨는 피해자 주택 베란다를 통해 첫번째 침입해 자고있던 동생의 목부위를 준비해간 흉기로 두차례 찔러 살해한 후, 겁을먹고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왼팔에 골절상과 허벅지가 흉기에 긁히는 상처를 입었다. 여동생의 사망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또 다시 살해현장에 돌아온 김 씨는 살해목표 였던 언니 A(27세)씨와 마주쳤으며,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동생 앞에서 “나에게 왜 그렇게 기분 나쁜 말을 했냐?”고 물었으나 대답이 없자 곧바로 흉기를 사용해 수십차례 찔러 목숨을 빼았았다.

경찰 조사결과 범행동기는 결별을 선언한 피해자 A(27ㆍ여)씨에게 다시 교제해주길 요구했으나 끝내 거절당하자 이에 격분해 살해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진술을 통해 범행 일주일 전 언니가 ‘헤어지자’는 내용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자신에게 보내자 격분했고 이튿날 직접 만난 자리에서 또다시 이별을 통보받자 자존심이 상해 복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범행을 결심한 김 씨는 울산의 한 가게에서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구입한 후, 피해자의 집을 찾아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자매 두 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후에도 잃어버린 모자를 찾기위해 범행장소 부근을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등 범행 후에도 김 씨의 모습은 태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팔과 허벅지에 부상을 입은 김 씨는 범행 이후 자신이 졸업한 부산 기장군의 한 대학교 뒤 함박산 일대에서 계속 숨어지냈다고 진술했다. 산의 위쪽에서 지내면서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경찰의 수색 기미가 들려오면 깊은 산속으로 올라가 피신했으며, 수색이 중단되면 다시 내려와 먹을 것을 구했다. 도주 기간동안 항상 같은 곳에서 마대자루를 둘러싸고 잠을 잤으며 인근 300여m 떨어진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캔커피와 과자를 주워다 허기를 달랬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4일 김 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저녁무렵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장 검증은 15일 오전 8시로 예정됐지만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일정에 따라 시간을 조율하게될 전망이다.

한편, 김 씨를 면담했던 피해 자매의 유가족과 친구들은 김씨가 전혀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의 삼촌은 “김이 미안해 하지도 않는다”며 “경찰보다 앞서 놈을 잡으려고 온 산을 헤매고 다녔는데 내손으로 잡지못해 너무 분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 “우발적이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핑계다”며 “반드시 사형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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