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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 계절을 견딘 ‘낭만의 바다’ …부산으로 가는 ‘가을 바캉스’
[부산=글ㆍ사진 박동미 기자]여름의 열정이 가득한 해운대와 광안리. 해마다 휴가철이면 수십, 수백만 인파가 몰리는 부산 바다가 가을을 맞고 있다. 정열의 계절을 지나, 선선한 바람을 품은 바다는 쓸쓸함보다는 ‘잘 여문’ 낭만을 가져다준다. 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일찍 낙하한 낙엽의 ‘바스락’ 소리와 ‘쏴’ 하는 파도 소리가 섞여 묘한 울림을 준다. 어쩌면 밤바다는 여름보다 뜨겁다. 멀리 도심에서 흘러들어오는 빛, 광안대교의 ‘다이아몬드빛’이 어우러져 쌀쌀한 가을 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다. 낮에는 바다를 보며 걷고, 밤엔 그 길을 보며 바다 위를 배회한다. ‘낭만의 바다’ 부산으로 떠나는 ‘가을 바캉스’다.



▶100년 역사 송도해수욕장… ‘갈맷길’ 따라 ‘색다른’ 걷기 체험=지금은 해운대와 광안리에 가려져서 그 명성이 예전만 못하지만 국내 최초의 해수욕장은 100년 역사의 송도해수욕장(부산시 서구 암남동)이다. 한때 최고의 피서지였던 이곳에선 금방이라도 물을 뿜어낼 듯한 거대한 고래 조형이 먼저 인사한다. 해일을 방지하기 위한 수중방파제다. 

송도해수욕장은 700리에 달하는 부산시 해안산책로 ‘갈맷길’ 중 4코스가 지난다. 갈맷길 4코스는 영도구와 서구를 잇는 남항대교를 건너면서 시작되는데, 해수욕장을 지나 암남공원까지는 바닷물이 출렁이는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감천항을 지나 솔숲 두송반도를 일주하고 나면, 록페스티벌 개최 등으로 최근 급부상한 피서지 다대포해수욕장에 다다른다. 이어 장림피혁공단을 지나 낙동강 하굿둑까지 4코스 마지막 세 번째 구간이 이어진다. 갈맷길 4코스는 총 36.3㎞(13시간 소요)로, 시티투어버스와 지하철 등을 이용해 주요 명소를 중심으로 ‘끊어’ 걷는 게 낫다.

4코스에선 송도해수욕장~암남공원 입구로 이어지는 ‘송도해안볼레길’의 풍광이 일품이다. 해안선을 따라 한가로운 바다와 저 멀리 아련한 도심까지 조망할 수 있어 인기다. 물질하는 해녀들, 거나하게 술상을 차린 낚시꾼들, 얕은 물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휴양객들까지 볼레길의 풍경은 한없이 평화롭다. 멀리 부산항 묘박지(배 정박지)의 정경을 감상하고 두 번의 흔들다리까지 건너고 나면, 이곳이 도시라는 것마저 잊게 된다. 부산에서만 가능한 ‘길’이다. 


▶가을, 부산 밤바다는 더욱 뜨거워진다=부산 여행에서 ‘다이아몬드 브리지’로 불리는 광안대교의 화려한 야경 감상을 빼놓을 수 없다.

광안대교는 광안리 모래사장에서, 수변공원에서, 노천카페 등 어디서 바라봐도 아름답다. 하지만 다리밑을 가로지르는 크루즈를 타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가을 바캉스’만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멀리 광안비치랜드가 각양각색 빛을 품고, 미월드의 관람차도 이에 질세라 루비처럼 빨간빛을 뽐낸다.

이미 여름을 지나왔지만, 바다는 가을 밤에 이르러 더욱 뜨거워진다. 부산 밤바다엔 유난히 커플이 많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태종대ㆍ해운대 유람선도 좋지만, 최근엔 라이브음악을 들으며 저녁식사를 하고 2시간 남짓 해운대와 광안리의 야경을 둘러보는 이벤트용 크루즈가 연인들의 데이트와 프러포즈 장소로 인기다. 


가을에 광안리로 떠나야 하는 ‘낭만적인’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오는 10월 26~27일 양 일간 열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불꽃축제 때문이다.

‘부산 불꽃축제’는 2005년 APEC 정상회의 때 시범적으로 실시된 후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22억원이 투입된 이번 축제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50여분간 총 8만발의 화려한 불꽃이 캄캄한 밤바다 위를 수놓을 예정이다.

축제의 한 관계자는 “지름이 400m에 달하는, 일명 ‘대통령 불꽃’ 등 모두 중ㆍ대형으로 준비했다”면서 “규모와 기술 등 세계적인 축제들과 비교해도 단연 앞선다”고 전했다.

지난해 불꽃축제는 광안리 해변에서만 60만명, 해외에서 온 정박 크루즈 승객들까지 합해 총 100만명이 관람했다. 대목 중 대목인지라, 카페 자릿세는 5만원이 기본이고 식당도 20만원짜리 코스 요리가 아니면 입장조차 힘들다. 선상디너를 즐기거나 혹은 인근 호텔에서 불꽃을 감상하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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