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산 남포동 또다른 명물…자갈치시장선 전어 맛에 취하고…국제시장선 첨단 패션에 반하고…보수동골목선 古書 내음에 젖고…
부산의 맛과 멋은 서로 떼어놓으면 재미없다. 중구 남포동에는 먹거리와 볼거리, 쇼핑거리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동남권 최대 어시장인 자갈치에서 시작해 광복로 패션타운, BIFF(부산 국제영화제) 광장, 부평동 족발골목을 지나 국제시장, 깡통시장까지 먹거리, 볼거리가 이어진다. 마지막은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어시장의 비릿한 바다 내음도 책방의 퀴퀴한 헌책 냄새도 모두 부산의 맛이고, 멋이다.

자갈치어시장엔 생선구이집 10군데가 나란히 줄지어 있다. 수산물센터 등이 생기면서 규모가 확 줄었지만, 여전히 경쟁은 치열하다. 구이정식 1인분에 7000원. 멸치젓과 선지해장국이 함께 나온다. 가자미ㆍ갈치ㆍ서대ㆍ고등어ㆍ붉은뽈락 등 5~6개 생선이 묶여 나오는 ‘대(大)’자는 3만5000원. 성인 남자 다섯이 달려들어도 배부르게 먹고 남을 만큼 푸짐하다. 자갈치시장을 빠져나와 길을 건너면 BIFF광장이다. 이곳엔 ‘1박2일’의 이승기가 먹고 간 ‘씨앗호떡’이 유명하다. 이름처럼 호박씨ㆍ해바라기씨 등을 달콤한 호떡 안에 듬뿍 담아준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영양 간식이다. 방송 이후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개당 700원에서 900원으로 올랐다. 

자갈치시장의 명물 생선구이

광장에서 국제시장 방면으로 3분쯤 올라가면 부평동 족발골목이 나온다. 가장 유명한 가게는 서로 10m 거리에 있는 ‘부○족발’과 ‘○륙도’인데, 이혼한 아내와 남편이 각각 따로 운영하고 있다. 족발골목 동쪽으로는 광복로 패션타운이, 북쪽으로는 국제시장이 이어진다.

광복 이후 부산항으로 수입된 온갖 물품이 모이던 국제시장은 부산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한때 유행의 최첨단을 걷는 패션거리이기도 했다. 지금도 옛 명성에 걸맞게 진열대 곳곳 옷들이 ‘짱’표라기엔 원단부터 디자인까지 범상치 않다. 

고서적 책방이 즐비한 보수동 책방골목

국제시장 바로 옆에는 ‘깡통시장’ 부평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과일ㆍ생선 등 통조림이 주로 유통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지금도 수입 주류ㆍ의류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또 동래파전의 4분의 1 가격으로 빈대떡과 파전을 맛볼 수 있다. 시장 끝엔 바가지요금을 방지하기 위한 ‘양심 저울’이 있지만, 실제로 재어보는 사람은 없다.

복닥거리는 시장통과 대조적으로 퀴퀴한 책 냄새가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50여개 서점에서 참고서부터 고서(古書)까지 손떼묻은 수만권의 책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글벗서점, 동화나라, 겸손을나누는서점, 책의마음 등 허름한 골목길 풍경만큼이나 책방 이름도 정감 있다. ‘동화나라’ 입구를 통과해 중간 지점 ‘책의 마음’에 닿으면 골목 명물인 크로켓 가게와 커피숍이 나온다. 잠시 쉬었다가 헌책 탐험을 계속해도 좋다. 

부산=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