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렌치코트, 카트린느 드뇌브처럼…
불필요한 장식 · 튀는 색상은 사라지고…단순한 디자인으로 기본에 충실하게
뉴스는 연일 ‘이상기후’의 조짐을 알린다. 가을이 짧아졌다. 아니 거의 사라졌다. 태풍이 몇 차례 지나갔음에도 가을은 아직 저만치다. 추석이 코앞인데, 한낮은 뜨거운 여름이다. 이러다 겨울로 직행할 것만 같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은 성에 차지 않지만, 마음은 이미 ‘트렌치코트 입기 좋은 계절’에 닿았다. 날씨는 내 맘 같지 않지만, 영화 속 주인공처럼 분위기라도 한껏 내어볼 때다. 가을이 짧아질수록, 트렌치코트를 향한 열망은 더욱 간절해진다.

▶올가을 트렌치코트…‘기본 중의 기본’으로=사실 트렌치코트만큼 고전적이고 유행에 둔감한 아이템도 없다. 봄ㆍ가을이면 누구나 쇼핑목록에 한 번쯤 올리게 되고, 또 일생에 한 번쯤은 꼭 사게 된다. 간절기 베스트셀러이자 시대불문한 스테디셀러인 셈.

그래서인지 이 옷은 돌고 도는 패션경향과 한철뿐인 유행에 관계없이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일수록 멋지다. 게다가, 최근엔 복고 열풍과 ‘클래식 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에 트렌치코트의 디자인과 색상도 더욱 단순해지고 있다. 

이상기후로 가을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간절기 베스트 아이템인 트렌치코트의 인기는 변함없다. 특히, 가을이 짧아지면서 낭만적인 패션 아이콘으
로 그 지위가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사진제공=시스템ㆍ쉬즈미스ㆍ타미힐피거ㆍ주크]

이번 시즌 출시되고 있는 트렌치코트는 대부분 불필요한 장식과 튀는 색상은 배제됐고, 전통적인 체크무늬나 베이지, 카키, 감색, 검정 등 ‘기본 중의 기본’이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이템을 ‘기본 이상’ 으로 멋스럽게 연출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오랜 역사를 가진 옷인 만큼 자칫, 낡고 진부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트렌치코트 스타일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실루엣. 앞섶을 여미는 단추의 개수나 허리선을 조여주는 벨트에 따라서 변화무쌍한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단추를 모두 여미고 허리띠를 단단히 묶으면 정형화된 기본 스타일이 되고, 위 단추를 두세 개 정도 풀고 깃을 세우면 보다 활동적인 매력을 더할 수 있다. 또 단추를 전부 풀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묶으면 코트 안에 착용한 의상이 부각되는데, 자연스러우면서도 보다 멋스러운 분위기가 완성된다.

박수은 ‘주크’ 마케팅팀 대리는 “보다 클래식한 연출을 원하면 가죽 소재 가방이나 얌전한 문양의 스카프를 살짝 늘어뜨리는 것도 좋다” 고 조언했다. 


▶흑백영화 속 주인공처럼 입는다=20세기 초는 예술, 문화, 과학, 패션 등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기운이 만연해 소위 ‘좋은 시절’이라고 불리는데, 1차 세계대전 중 군인들에 의해 개발된 트렌치코트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타고 대중화됐다. 처음 ‘버버리’와 ‘아큐아스큐텀’사에 의해 레인코트 개념으로 생산된 트렌치코트가 낭만적인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후 영화 속 인물들도 한몫했다. ‘카사 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 ‘형사 콜롬보’의 피터 포크, ‘애수’의 로버트 테일러 등 오래된 명화 속 남자주인공들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 트렌치코트를 입은 모습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트렌치코트를 잘 입는 또 하나의 방법은 영화 속 주인공 ‘따라하기’이다. 시대를 초월한 베스트셀러인만큼 어느 시대, 어느 영화를 보아도 전혀 유행에 뒤처질 염려가 없다.

특히, 영화 속 여주인공들의 모습에선 ‘복고’ 영향을 받은 올가을 트렌치코트 스타일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카사블랑카’에서 투피스 형태의 ‘사파리 룩’을 선보였던 잉그리드 버그만은 1945년 제작된 히치콕 감독의 ‘스펠바운드’에선 우아한 트렌치코트를 입었다. ‘오버 사이즈’ 경향으로 품이 넉넉해지고 있는 최근 여성복과 모양새가 비슷하다. 


또 트렌치코트하면 ‘쉘부르의 우산’ 속 카트린느 드뇌브를 빼놓을 수 없다. 비 오는 날 노란 우산 속에 깃이 좁은 트렌치코트를 입은 카트린느 드뇌브의 모습은 ‘포니 테일(pony taleㆍ말꼬리 모양으로 머리를 하나로 동여맨 모양)’과 함께 어리고 발랄한 인상을 준다.

‘헵번 스타일’ 룩을 만들어낸 오드리 헵번의 트렌치코트는 여성스러움의 극치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헵번이 빗속에서 입고 있는 코트는 기본 베이지 색상에 끈으로 허리를 묶는 타입으로 그녀의 몸을 더욱 가녀리게 만들었다. 기본에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참고할 만하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