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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용계의 숨은 보석 형은순 원장 “의사가 못한 걸 제가 했죠”(인터뷰)
수많은 이들이 그의 ‘마법의 손’을 거쳐갔고, 현재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자신의 20년 미용 인생 에피소드와 자신만의 경영노하우, 그리고 경쟁력에 대해 얘기했다.

형은순 원장은 최근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그가 운영 중인 ‘MOOI HAIR(무이헤어)’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미용을 꾸준히 20년째 해오고 있지만 그의 대학시절 전공은 놀랍게도 ‘법학’이다. 법학을 전공한 그가 헤어 살롱을 운영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두 학문은 많이 상이한 분야인데 법학을 전공했지만 현재는 미용인으로의 길을 걷고 있다.


“공부는 원래 좋아했지만 본 전공이 미용이다 보니 기회가 없죠. 그러다 대학만큼은 하고자 했던 공부를 해보자 싶어 법학과로 입학했어요. 단순히 공부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거죠.”

시골에서 7남매로 태어난 그는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공부를 좋아해 성적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가정 형편을 고려해 상고에 진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평범한 사무실 설계과로 취직했다. 그러던 중 직장 내에서 동료들이 ‘미용하면 잘할 것 같다’며 권유했고 월급을 받자마자 미용학원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그의 미용史는 출발선 상에 섰다.

“동료의 설득 탓도 있지만 더 재밌는 건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다 절 붙잡고 꼭 미용하라고. (웃음) 그래서 월급을 받자마자 미용학원으로 달려가 등록했죠. 처음엔 단순히 공부를 할 수 없어 미용을 시작했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지금의 절 있게 해준 계기인거죠.”

그는 미용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고 있어야 할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늘 욕심도 많고 배움에 대한 열정 또한 남다르다. 미용이라는 기술과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임에도 그는 늘 배우고자 한다.

“미용을 하면서 안 배운 게 없어요. 솔직히 자존심이 센 이유도 있죠. 내가 미용에 있어서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게 창피해지는 자체가 싫었죠. 언젠가 컴퓨터 관련해서 작업을 할 일이 있었는데 제가 할 줄 몰랐던 거예요. 그때도 역시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그길로 자격증을 다 따버렸어요. 제가 생각해도 대단한 의지인 것 같아요.”(웃음)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헤어살롱 시장의 반 이상이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같은 동향의 문제점은 그 안의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프랜차이즈마다 그 나름의 틀을 만들어 놓고 틀 안에서만 움직이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교육 역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획일화 된다는 것. 그 안의 직원들 또한 대형 살롱 틀 안에서의 운영 방식이나 교육 방식이 최고라 여기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형 살롱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들어오면 초기에 절 많이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요. 작은 ‘개인 살롱 원장’정도로만 보죠. 그러다 실제 제 작업들을 보면 다들 놀라죠. 지금은 ‘퍼머의 신’이라고 불러요.(웃음) 앞으로 프랜차이즈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창의적이고, 기술로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패셔널의 시대가 와야 된다고 생각하죠.”

‘무이헤어’는 청담동이라는 입지적 시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 중이다. 그는 한동안 운영이 아닌 프리랜서 강사로 일했고, 그렇게 운영을 쉬면서 그간 쌓아온 고객을 유지하지 못했다. 현재 살롱은 인수전에도 지금의 단가보다 높은 가격이었으나 그는 인수와 동시에 가격인하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인수할 때 가격을 내린 이유도 근처 대형 살롱들은 연예인이나 주민들보다는 외부인들이 많이 찾으시거든요. 근데 우리 살롱은 동네 주민 분들이 주로 오시거든요. 사실 연예인이 아닌 일반 사람들은 딱 적당한 가격으로 자주 받아야 하거든요. 그게 이유죠”

그의 전략은 보통의 일반사람들이 한 가지 스타일만 고수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가격의 부담을 덜어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할 수 있게 하는데 의의를 둔다.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

그는 실력자임에 분명하지만 그 중에도 가장 자신 있는 분야는 두피와 모발 클리닉이라고 얘기한다. 지금껏 다양한 고객들이 그를 찾았다. 자신만의 노하우로 원인과 방법을 분석하고, 직접 시술하고 셀프 홈 케어 법을 일러주는 등 그는 각고의 노력을 고객과 함께 했다.

“두피가 많이 상하신 분들은 두피 케어를 해드리고 나면 제 기가 다 빠져요. 그 정도로 힘든 작업이고, 받으시는 고객 분들도 많이 아파하시는데 치료를 위해서 강행하죠. 실제 치료되신 많은 고객 분들이 탈모에 대한 논문을 써보라고 적극 권유하셔서 저도 지금 진지하게 검토 중에 있어요. 의사도 못한걸 제가 하더라구요.” (웃음)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다 그렇듯이 대형 살롱 오픈이 목표죠. 하지만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적당한 선에서 운영하고 싶어요. 욕심 없이 기본 유지비, 직원 월급, 제 생활만 딱 그 정도만 되면 좋겠어요. 한 가지 더 바라자면 매스컴의 영향이 아닌 정말 머리를 잘하는 살롱으로 유명해지고 싶죠. 한 분이 와도 그 한 분을 보고 다른 고객들이 오시는거예요. 그러다보니 절 알아봐주시는 고객들께 늘 열심히 할 뿐이죠. 더 많이 잘해드리려고 항상 노력해요.”

“이곳에 오길 잘했어요. 그리고 이 동네는 애교가 잘 통하거든요.(웃음) 고객님들이 너무 좋아하시고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늘 강제가 아닌 사람 안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다가가고 싶어요.”

그는 욕심도 많고 자존심도 센 ‘여자’로 미용이라는 힘든 세계에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고 또 성장해왔다. 한번 찾은 손님은 꼭 다시 찾아 올 만큼 신뢰받는 원장이 된 그의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그의 목표 만큼이나 한층 더 성장할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슈팀기자 /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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