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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닷없는 ‘1일1식’ 열풍… "10년을 더?"
[헤럴드경제=남민 기자]최근 ‘하루 3끼’ 식사습관이 오히려 몸에 독이 되며 ‘하루에 1끼만 먹어야 더 건강할 수 있다는 ‘1일 1식’ 열풍이 불고 있다. 때만 되면 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하루 한 끼의 식사. 과연 가능한 일일까. 영양학적으로 문제는 없을까.

중소 제조업체 W사에 다니는 직장인 조성기 씨. 올해 39살인 그는 키 183cm에 127kg이 나가는 거구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5끼 이상을 먹는 대식가였지만, 최근 하루 한 끼 식사를 시작했다. 하루 중 점심만을 골라 먹는 조성기 씨는 1일 1식을 한지 3주 만에 무려 10kg 감량에 성공했다. “1주일이 고비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하루 한 끼만 먹어도 전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한 끼를 맘껏 먹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서점가에서도 ‘1일 1식’을 다룬 책이 돌풍이다. 출간된 지 보름 만에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등 인터넷서점에서 종합베스트 10위 안에 진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책 ‘1일 1식’. 현직 의사이며 15년간 직접 1일 1식을 실행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인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는 ‘1일 1식’의 예찬론자이다.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시르투인 유전자는 과잉 영양 상태에서는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 시르투인 유전자를 활발하게 만들 수 있는 공복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하루에 한 끼만 먹는 것이다.” 올해 58세인 나구모 박사는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고도 62kg의 몸매에 30대 후반의 외모를 지니고 있다. 혈관 나이는 무려 26살에 불과하다. 국제 안티 에이징 의학협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나구모 박사는 ‘1일 1식’이야말로 인류에 맞는 최적의 식사법이라고 주장한다.

‘1일 1식’의 장점은 규칙이 매우 심플하다는 데 있다. 저자는 1일 1식 외에는 다른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운동을 열심히 하라든가, 잠을 줄이라든가, 특별히 무엇을 먹으라고 하지 않는다. 하루 한 끼를 기본으로 배가 고프면 과일이나 간식을 먹을 것, 과일이나 식품은 가급적 껍질 채 먹으라는 것 정도를 빼고는 복잡할 게 아무 것도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행에 들어갈 수 있다.

국내에도 이미 ‘1일 1식’을 실천하고 있는 저명 인사들이 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명예교수이자 세계적인 노화 학자인 유병팔(81) 박사는 대표적인 ‘1일1식 주의자’이다. 텍사스주립대 생리학교 교수로 부임한 뒤 오로지 노화 연구에만 매진한 그는 수천 마리의 실험 쥐를 통해, 소식한 쥐가 다른 쥐에 비해 평균 수명이 40~50% 늘어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때부터 무려 30여 년 동안 1일 1식을 실천하고 있는 유 박사는 “평균 수명 뿐 아니라 최고 수명까지 연장시키는 건 절식 밖에 없다”고 못 박는다. 논문만 400여 편을 발표할 정도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유 박사는 이제 125세 수명을 꿈꾸고 있을 정도.

물론 시르투인 유전자가 실제로 장수를 돕는지의 효과성에 대해선 각국의 연구자간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 ‘아침식사를 꼭 챙겨먹어야 오전 두뇌활동에 좋다’, ‘잘 먹는 사람이 건강하다’ 등 하루 세끼를 찬미하는 논리도 여전하다. 하지만 실효성 여부를 떠나 이제 ‘1일 1식’ 신드롬은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국민들의 의식의 전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번잡한 현대사회를 살면서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고 지나치게 풍요로워진 생활환경에 대한 반성을 통해, 이젠 양보다 질, 하루 한 끼만 먹으면서도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우리 한국인은 너무 많이 먹고 있다. 추석을 앞둔 지금 ‘나를 위해 먹는 음식’이 혹시 ‘내 몸에 독이 되지는 않을까’ 한번 정도 고민해보면 어떨까.

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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