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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핑특구에도 고궁에도 인산인해…서울은 ‘요우커 세상’
주말 주요 관광지 가보니…
관광버스들 한꺼번에 몰려
신촌기차역 일대 교통혼잡

일부 백화점선 브랜드선별
맞춤형 할인이벤트도 실시
각매장 중국어 통역원배치

한류드라마 인기 등에 업고
경복궁·청계광장에도 초만원
상인들 중국어 공부 삼매경도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앞은 주차하려는 45인승 관광버스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대 교통혼잡을 빚었다. 모두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였다. 10여대의 버스가 어렵사리 주차를 마치자 ‘요우커(游客ㆍ중국인 여행객)’가 쏟아졌다. 이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이화여대 정문으로 이어지는 의류매장 사이로 속속 모습을 감췄다.

중국 칭다오에서 친척 동생과 함께 여행을 온 왕핑(28ㆍ여) 씨는 이날 의류매장 3곳에서 니트 3벌, 티셔츠 5장, 원피스 1벌을 12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이후 화장품 매장에 들러 수분크림과 비비크림 각 2개씩을 3만5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이날 왕핑 씨가 신촌 패션거리에 1시간여 머무는 동안 쓴 돈은 16만여원에 달했다.

▶쇼핑특구ㆍ고궁에도 요우커 북적북적=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마지막 주말이었던 지난 6~7일, 서울은 그야말로 ‘요우커 세상’이었다. 쇼핑특구인 명동ㆍ신촌뿐만 아니라 광화문ㆍ청계광장 등에도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의 중추절(9월 29일~10월 1일)과 국경절(10월 1~7일)이 이어진 황금연휴를 맞아 약 9만7500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화여대 정문 인근에서 10년 동안 의류매장을 운영해온 김모(47ㆍ여) 씨는 “신촌은 중국인 관광객이 없으면 장사가 어렵다고 보면 된다. 중국인은 쇼핑할 때 대량으로 구매를 하는 편이라서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국경절 연휴는 특수기간이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추석연휴 때도 당일을 제외하곤 계속 가게를 열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명동도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일부 백화점은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를 선발해 기존의 할인가격에서 추가로 10~20%를 할인하는 중국인 맞춤행사가 이어졌다. 당연히 쇼핑을 하려는 중국인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각 매장에 배치된 중국어 통역원은 능통한 중국어로 관광객의 마음을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중국어 안내 표지판과 전단지도 백화점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주요 문화시설에도 중국인 관광객은 넘쳐났다. 야간개장 행사가 한창인 경복궁을 찾는 중국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6일 경복궁 야간개장 행사에 방문한 중국인 우칭(41) 씨는 “평소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이번에 관광을 오게 됐다. 궁 주위에 산 등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있는 점이 보기 좋다. 밤에 조명이 켜진 경복궁은 매우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경복궁의 경우 9월 현재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06만6000명 중 중국인이 78만1400명으로 전체의 약 73%를 차지한다. 덕수궁도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10년 3만3293명에서 2011년 6만1215명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고, 올해도 4만4142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12만8785명)의 약 30%를 차지한다.

경복궁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궁은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는 매력이 있어 감탄하는 중국인이 많다. 또 중국인이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촬영하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중국어 표지판 등 안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광장의 경우도 중국인 단체 관람객이 2010년 10만9000명에서 2011년 14만7000명, 올해는 9월 집계 기준으로 무려 25만3000명을 기록하며 2년 새 1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관광객(52만9000명)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요우커 ‘구매심’ 잡기 위해 서울은 ‘중국어 삼매경’=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국내 상인도 변하고 있다. 물건을 팔기 위해 필수인 중국어 공부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어에 능통한 한국인 학생이나 중국인 유학생을 직원으로 고용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 됐다.

서울 명동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모(45) 씨는 “현장 매장직원에게 중국어 교육을 하는 것을 물론 중국어 능통자를 위주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편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라고 말했다. 직원뿐만 아니라 매장 주인도 중국어 공부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3ㆍ여) 씨는 “중국인은 다른 외국인보다 물건을 살 때 가격이나 제품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기초적인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해본 경험이 있거나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은 매장 간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울 명동 소재 화장품매장 매니저 양모(32) 씨는 “중국 관광객의 경우 안면이 있는 종업원에게 다시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 실력있는 직원은 매장끼리 서로 스카우트를 하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ㆍ박병국ㆍ민상식ㆍ서상범 기자>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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