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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제는 그만…날 것의 연기 보여주고 싶다”
영화 ‘회사원’서 킬러役 소지섭
기존역할 대부분 내면 위주의 연기
폭발적 감정 드러내는 역할 목말라
류승범·하정우 같은 연기 부러워

영화계에선 아직은 간 보는 위치
안정감 주는 배우로 성장하고파


“나 자신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합니다. 많은 분들이 ‘소간지’(소지섭과 ‘멋’이라는 뜻의 일본식 표현인 ‘간지’를 더한 애칭)라고 하시는데, 그것을 깰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어요. 어떤 역할을 하든 대사가 별로 없고 절제하고 내면으로 누그러뜨리는 연기를 많이 해왔는데, 무게를 잡거나 일부러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것처럼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되죠.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제는 바깥으로 발산하는 연기, 폭발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역할, 날 것 같은 인물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영화배우 소지섭(35)을 만났다. 이번이 세 번째 참석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개막작인 ‘오직 그대만’의 주연배우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고, 올해는 신작 영화 ‘회사원’의 홍보와 해운대 야외무대 인사차 부산을 방문했다.

바다가 보이는 해운대의 한 호텔 객실에서 만난 소지섭은 “부산을 왔다 가면 기분이 좋다”며 “가수들이 왜 무대에 서는지 알겠다. 팬들이 소리를 질러주면 힘이 난다”고 하루 전 있었던 팬들과의 만남 소감을 말했다.

그는 배우로서 새로운 연기 변신의 의지와 신작 영화에 대한 얘기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회사원’은 겉으로는 평범한 금속제조회사, 사실상 청부살인 조직 속에서 영업과장의 직함으로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암살 전문 킬러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회사원’에서 겉으로는 평범한 금속제조회사, 사실상 청부살인 조직 속에서 영업과장의 직함으로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암살 전문 킬러 역할을 맡은 소지섭.

킬러도 평범한 직장인처럼 꽉 짜인 조직과 업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는 독특한 설정을 담았다.

완벽하게 업무 처리를 하던 주인공이 조직 내 ‘알바생’(비정규 파트타임 근무자)인 청년을 만나 새로운 인간애와 일상의 행복에 눈을 뜨고 과거로부터 벗어나려 하지만 결심의 순간부터 조직의 표적이 된다는 내용이다.

“직장인들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늘 그만두고 싶다, 언젠가 사표를 낼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잖아요? 제가 맡은 주인공 지형도도 그런 인물이에요. 보통의 사무실 같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킬러라는 소재가 제 마음을 끌었죠.”

병역의무차 공익요원으로 2년간 마포구청에서 근무한 것을 빼놓고는 정시에 출퇴근하는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소지섭. 그도 ‘월급쟁이’로서의 평범한 삶을 생각해봤을까?

“당연하죠. 제 경우엔 배우가 되고 싶다 해서 연기를 시작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어린 시절부터 수영을 11년간 해왔고 학교(한국체대 경기지도과)도 특기생으로 장학금 받고 들어갔죠. 당연히 수영에 관련된 직업을 갖게 될 줄 알았어요. 실제로 친구들도 수영 코치를 많이 하고 있고요. 공무원 혹은 체육교사가 되거나 수영장에서 애들 가르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단체생활을 오래 해와서 아마 회사원이 됐어도 잘했을 것 같아요.”

드라마 ‘유령’이 끝난 후 ‘회사원’의 개봉을 맞게 됐지만 촬영은 먼저였다. 그는 “다음 작품부터는 기존의 절제하는 톤에서 벗어나 내지르는 스타일의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동료 배우로 따지자면 류승범이나 하정우 같은 친구들의 날 것 같은 연기를 보면 부럽다”고 말했다.

서른다섯. 연애도 결혼도 진지하게 생각할 나이다. 그는 “나이가 나이니 만큼 알게 모르게 연애를 해왔지만 지켜보는 눈과 입이 많은 트위터의 시대에 (연예인으로서) 사람을 사귀는 것은 참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입버릇처럼 “마흔 전에는 결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새로운 도전 과제도 남았다.

“영화계에서 저는 아직도 ‘간을 보는 배우’의 위치라고 생각이 듭니다. 더 인정받고 안정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회사(소속사 51K)는 영화 투자 및 제작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아직 저만 있지만 후배들도 들이고 싶고요. 음반도 계속 낼 생각이에요.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담을까 고민 중입니다.” 내년 2월에는 일본에서 1만명 규모의 팬미팅도 계획하고 있다.

부산=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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