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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베트남, 최악의 경제실적 그러나 어둡지 않은 미래 하노이 무역관 권경덕 차장
지난 10월 3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공개한 주요 개도국 경제 전망에 의하면, 베트남은 금년도 5.1% GDP 증가율을 기록, 1999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ADB는 올해 상반기에 베트남 GDP 증가율을 5.7%로 예상했으나 이번 전망을 통해 크게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베트남 정부의 최우선 경제정책은 물가였다. 지난 2년간 천정부지로 치솟던 물가는 베트남 정부의 노력으로 지난 9월 9.96%의 상승률을 기록, 201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를 나타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재정지출을 삭감했고 금융권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내수 경기도 얼어붙었다. 베트남 정부의 1년여 노력으로 올해 물가는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연말연시를 앞두고 베트남 정부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베트남은 2000년대 이후 고성장을 달성했고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국제 경제 제도권에 편입해 경제적 잠재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성장에 도취돼 계속 성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구조조정을 미루던 베트남에 대해 국제사회는 냉소적인 시각을 보내기 시작했다.

민간부문이 취약한 베트남 경제는 국영기업과 외국인 기업이 이끌고 있는데, 국영기업은 자원 개발, 국가기간 산업, 중공업 등에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다. 세계경제 침체와 국내 물가 상승 등으로 수익이 감소하던 공기업들은 본연의 사업 외에 부동산, 금융 등 비핵심 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의 상업은행들은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공기업들에 대출을 확대해 경제 전반에 효율성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 정부가 물가를 잡으려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외국의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9월 베트남 정부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요청 설이 언론에 보도될 때, IMF는 오히려 최근 베트남 거시경제가 안정화 방향으로 순항하고 있으며, 내년 이후 회복될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주요 국영기업들의 비핵심 산업에 대한 정리와 금융 개혁에 대한 의지로 화답했다. 그 사례로 베트남 정부는 최대 공기업인 페트로베트남 산하 증권사 매각 등 총 206개 자회사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베트남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보도했다. 동남아 지역 투자기업 350개 미국 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국가들의 투자 매력도가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베트남으로 생산 설비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약 57%를 차지했다.

그러나 응답 기업들 대부분은 베트남이 추진해야 하는 과제로 경제 개혁을 일순위로 꼽았다. 앞으로 베트남에서 강도 높은 경제 개혁이 추진된다면 이들이 보유한 잠재력은 비로소 현실로 다가올 것이며, 2013년은 베트남 경제 재도약의 해가 될 것이다.

하노이무역관 권경덕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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