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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대오’ 김인권 “외모로는 제가 일등이죠”
“꽃미남 배우들요? 외모로는 저를 이길 사람이 없죠. 뒤로든 앞으로든 제가 일등이에요. 저희 영화는 못생겨야 주인공을 할 수 있거든요. 잘생긴 얼굴들 사이에서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영화 ‘용의자X’, ‘늑대소년’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인정하는 ‘꽃미남 배우’ 소지섭, 송중기다. 여기에 선전포고를 한 남자가 있으니, 바로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감독 육상효, 이하 강철대오)의 주인공 배우 김인권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인권은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부터 계속된 바쁜 일정들 때문에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영화이야기를 시작하자 그는 이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활기를 되찾았다.


‘강철대오’는 얼핏 보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깨달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저희 영화는 과거의 순수함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게끔 하는 힘이 있는 작품이에요. 영화를 보면서 의아해 하기도 하고 울고 웃을수도 있어요. 이야기 전개가 과거를 통하기 때문에 더욱 가깝게 다가올 것 같아요.”


현대 사회는 사람을 평가할 때 외모나 학벌 등 스펙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강철대오’는 이처럼 각박해진 시대에 순수했던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전하면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요즘 할리우드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이 선과 악, 테크노, IT, 퍼즐 같은 논리 등 인간이 사라지고 판타지가 주를 이루고 있어요. 이렇게 살다가 예전에 우려했던 메트로폴리스 같은 시대가 되는게 아닌가 싶어요. 일부 관객분들은 저희 영화가 촌스럽게 보이고 뒤쳐진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우리가 더 앞으로 나은 미래를 살게 하기 위한 베이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봐왔던 김인권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너무나 진지한 대화 내용에 적잖게 놀랐다. 그는 이에 대해 한 마디를 남겼다.

“기존에 제가 선보였던 코믹한 모습과 다른 제 모습 때문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당황한 적이 있어요. 영화에서는 막 까불고 그러는데, 재미있게 풀어내야 하는 프로그램에서 진지해 버리니까 곤란해 하셨었죠. 편집으로 급하게 넘어가는데 식은땀이 흘렀었죠.”(웃음)

TV 출연 이야기가 나와서 얼마전 화제가 됐었던 수능 성적 전국 석차 0.8%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이처럼 사람을 볼 때 스펙으로 먼저 본다”며 “김인권이 가진 유일한 스펙이다”고 받아넘겼다.

‘강철대오’는 1980년대 외모, 스펙 등 그 어느하나 내세울 것 없는 중국집 배달원이 당시 엘리트 집단인 대학의 한 여대생을 짝사랑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짝사랑 상대 앞에 설 용기조차 내지 못하는 연애 초짜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혁명 투사가 됐다.

“‘강철대오’는 제목에서부터 찾을 수 있는 중의적인 메시지와 그 위에 코믹한 장면들, 대오라는 캐릭터의 성장과 예린(유다인 분)이와의 멜로 코드 등 여러 겹으로 돼 있는 작품이에요. 웃음을 노렸던 부분에서 터지지 않았다면 다른 부분에서 웃음을 짓는 분들이 계실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엔딩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연기해놓고 이런 말 하기 쑥스럽지만, 정말 펑펑 울 것 같아서 영화를 보다가 콧노래를 부르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니까요.”

김인권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내내 영화 자료 책자를 만지작거렸다. 그의 손길에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촬영 장소가 시위 현장이다 보니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열정은 이를 넘어섰다.

“액션 신을 찍는데 순간 양쪽 다 너무 과격하게 싸웠어요. 결국 서로 욱해서 진짜로 싸움이 날 것 같았죠.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진짜로 때리고 맞을 정도로 치열했었죠. 여대생들도 맞아서 눈까지 붓고..정말 할 짓이 아니었다 싶었어요.”

그는 작품 속에서 오토바이를 한 손으로 운전하며 다른 한 손으로 철가방을 들고 다닌다. 그는 경험이 전무한 사람은 따라하기도 어려운 일을 대역 없이 소화해냈다. 하지만 덕분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예전에 오토바이 운전을 해봐서 잘 했었는데, 오랜만에 하니까 잘 안되던데요?(웃음) 촬영 때문에 한 손으로 오토바이 운전을 하다가 넘어지기도 했어요. 이후에 스포츠 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몸이 왜 그렇게 됐느냐“고 하더라고요. 어쩔 수 없었죠. 몸이 경직되는 순간에도 큐 사인이 떨어지면 에너지를 쏟아내며 촬영했었죠.”

아직도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그를 걱정하자 “지금은 너무 바빠서 못하지만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풀겠다”고 쿨하게 대답했다. 몸을 아끼지 않은 그의 연기 열정에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강철대오’ 만의 장점으로 “되새길수록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강철대오’와의 만남을 갖게될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강철대오’는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이전에 ‘방가방가’를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은 꼭 와주시고, 김인권이 영화비가 아깝지 않고 섭섭하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릴게요.”

철가방 대오가 전하는 1980년대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올 가을 아련한 추억과 더불어 순수를 되찾아 보는 것이 어떨까.


조정원 이슈팀 기자 chojw00@ 사진 황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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