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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지오션시티ㆍ국제신도시 지옥의 교통난 무시한채 대규모 아파트 분양 잇따라
[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부산시가 미래형 명품 해양주거단지로 추진하는 명지오션시티와 명지국제신도시가 최악의 교통여건 탓에 배드시티(Bad City)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지난 봄 입주가 시작되면서 극심한 교통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가을 또다시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

현재 이곳을 관통하는 왕복 8~10차로의 간선도로가 존재하지만 출퇴근 차량으로 인해 지독한 교통혼잡이 반복되고 있다. 도로 하나로 연결된 배후 산업단지는 녹산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4개 공단, 기업체는 대략 2300여개, 근로자는 4만3000여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출퇴근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여건은 최악이다. 낙동강 동편에 위치해 지하철 이용이 가능한 하단지역과는 마을버스 20번 하나로 연결된다. 배차시간은 10분으로 되어 있지만 출퇴근시에는 교통량 증가로 두배로 배차시간이 길어진다. 마을버스 외에는 배차간격이 긴 급행버스 두개 노선(58-1번 40분, 1009번 1시간)만 존재한다. 간신히 버스를 타더라도 서쪽으로 치우친 입지조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주민들이 하단으로 출퇴근을 해야하므로 버스 안은 발디딜 틈조차 없는 지경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명지오션시티에 거주하는 최모(38세) 씨는 “올가을 대규모 아파트 분양으로 입주민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중교통도 부족해 자가용 이용이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며 “출퇸근 시간 매일 교통지옥을 경험하는 주민들을 외면한 채 부산시는 이렇다할 교통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명지오션시티는 서부산권역 물류산업단지의 배후 주거단지로 개발되고 있는 곳이다. 부지면적 184만㎡에 아파트 등 주택 8500가구를 지어 3만명을 살게 한다는 게 부산시의 계획이다. 현재 롯데캐슬, 극동스타클래스, 영조퀸덤 등 4000여가구가 분양을 마치고 입주하고 있다.

오션시티와 간선도로를 중간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곳이 명지국제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 강서구 명지동 일대에 448만㎡ 규모의 부지에 조성되는 자족형 신도시로 이곳에는 2만세대가 넘는 신도시가 들어서고 있다. 주민들은 “신도시 개발에만 눈먼 부산시와 강서구가 교통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개발을 추진해 입주민들의 불편이 점점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배후산업단지와 신주거단지의 차량이 간선도로로 집중돼 교통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강서와 강동을 잇는 새로운 다리를 추가 건설하고 도시철도 가덕선 계획이 조기에 추진되어야만 강서신도시의 교통난 해소가 가증하다”고 설명했다.

오션시티 앞 간선도로의 소통능력을 늘리기 위해 부산시가 내놓은 대책은 가변차로제이다. 현재 위험성 등을 고려해 경찰과 타당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중교통 문제는 58-1번 등 인근 버스노선의 오션시티내 추가 경유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잇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교통대책인 도시철도 노선 신설은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상과 하단은 잇는 하단선이 올연말 착공에 들어가지만, 하단선은 기존 1호선이 지나는 하단역에서 노선을 갈아탈 수 있다는 의미일 뿐이지 강서와 하단을 연결하지 못한다. 때문에 강서주거단지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선 하단과 강서구 가덕도 성북동을 연결하는 가덕선의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부예산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후, 아직까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올 연말까지 명지오션시티와 명지국제신도시에는 5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분양이 예정되어 있어 주민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올가을 분양에 들어가는 곳은 명지오션시티의 ‘한신휴플러스’와 ‘엘크루솔마레’, 지사지구의 ‘협성DS엘리시안’ 등이다. 또 명지국제신도시의 ‘명지에일린의뜰’과 ‘금강펜테리움’의 분양도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설명=퇴근시간 명지오션시티 앞 간선도로를 가득 메운 승용차들이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이 도로를 통해 녹산공단 등 인근 4개 공단 4만3000여명의 근로자들이 부산으로 출퇴근 하고 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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