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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중 잠금장치 망가진 캐리어…“젓가락으로 여세요”?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모처럼 들뜬 마음으로 해외 여행길에 오른 직장인 송모(여) 씨는 캐리어 때문에 기분을 망쳤다. 공항에서 짐을 부칠 때만해도 멀쩡하던 잠금장치가 도통 열리지 않은 것이다. 어서 빨리 여독을 풀고 휴식을 즐기고 싶었던 김 씨는 급히 캐리어를 구입한 서울 강남의 E사 매장에 전화를 했지만 담당 직원은 “제품을 갖고 오면 고객 책임 여부를 확인 후 AS를 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당장 캐리어에 든 옷과 여행용품이 필요했던 송 씨가 해결책을 요구하자 돌아온 직원의 대답은 더욱 황당했다. 직원은 “펜치 같은 공구나 젓가락으로도 쉽게 딸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장금장치를 부수고 캐리어를 연 김 씨는 “별일 아니란 듯 대하는 태도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며 “젓가락으로도 열린다는 제품을 믿고 쓸 수 없어 버렸다”고 말했다.

여행의 설렘과 출장의 긴장을 단숨에 짜증으로 바꾸는 소비자 불만 사례는 비단 송 씨의 예에 그치지 않는다. 해외 여행과 출장이 늘면서 캐리어 관련 불만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07년 한 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캐리어 관련 소비자상담은 79건이었던데 비해 올해는 지난달까지 벌써 263건이 접수됐다.

지난 2008년 소비자원이 278건의 소비자상담사례 가운데 품질로 인한 불만 105건을 분석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캐리어 바퀴 고장으로 인한 불만사례가 22%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잠금장치 고장(17%), 손잡이 파손(12%) 순이었다.

문제는 업체 측의 대처가 소비자 불만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캐리어가 고장이나 파손이 되면 당장 큰 곤란을 겪을 수 있음에도 업체는 과실 여부를 따진 뒤 수리나 교환 여부를 결정하겠단 입장이다.

앞선 송 씨의 사례처럼 필요한 짐을 이용하지 못한 불편이나 이로 인해 추가로 지출한 비용 등 2차적 피해에 대해서 업체 측은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업체 측은 “캐리어가 100% 보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소비자원은 “정상적인 사용 상태에서 제품 자체에 문제가 생겼다면 무상수리, 교환, 환급 순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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