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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도 뒷걸음… ‘L자형’ 불황 늪 빠지나
3분기 성장률 3년만에 1%대로 추락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부진 영향
수출도 설비투자도 모두 부정적
소비둔화 추세 지속전망
전문가 “내년말께나 회복될듯”


“4분기가 3분기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가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경제위기 시절인 2009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1%대 성장도 충격이지만 당분간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따르면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고 투자는 계속 ‘마이너스(-)’상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분기 이후는 3분기보다 다소 성장률이 높아지겠지만 현재 성장률 숫자가 워낙 낮아 발생하는 ‘기저 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 말 정도에나 본격적인 회복 추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당분간 ‘L자형’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하고 있다.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2%, 작년 동기에 비하면 1.6% 성장에 그쳤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corp.com

▶1%대 성장, 설비투자 마이너스 행진=1%대 성장은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수출ㆍ투자 등 주요 지표도 모두 부정적이다.

수출 증가율은 2009년 4분기 이후 10% 성장률을 오르내렸으나 지난해 4분기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4.4%로 급락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전년 대비 2.6% 성장에 그쳤다. 전기 대비로는 2.5% 늘어 2분기(-0.6%) 때와 달리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 및 중국 등 수출 대상국의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앞으로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출 감소와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등의 영향으로 설비투자는 ‘역성장’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지난 1분기 전기 대비 10.3% 뛰었으나 2분기 -7.0%로 급락한 이후 3분기에도 -0.6%를 기록했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설비투자는 주로 수출에 따라 좌우된다”며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위협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도 전분기 대비 -0.2%의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고, 건설업의 경우 전분기 대비 2.9% 성장했지만 이 역시 실질적인 회복이 아닌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민간소비의 경우 전분기보다 0.6% 증가해 2분기(0.4%)보다 나아졌지만 체감 경기가 여전히 싸늘해 소비둔화 추세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월 98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바닥 확인했지만 실제 회복은 요원=3분기 1%대 성장으로 당장 올해 한국은행이 수정 전망한 연 2.4% 경제성장 달성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3분기 성장률이 워낙 낮아 4분기와 내년에는 다소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견되지만 저성장 기조를 뒤엎을 수준은 아니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L자형’ 저성장이 장기화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나 돼야 불황의 늪에서 다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희정 연구위원은 “현재 저성장 상태에서 가계와 기업의 구조조정 등이 진행돼 성과가 나타난다면 내년 말 정도에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남현 기자>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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