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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ter 스마트라이프> 번역 · 3D팝업북등 체감형 콘텐츠로…읽는 책에서 즐기는 책으로 ‘대변신’
? 아이패드 미니로 본 전자책
온갖 소문이 무성했던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가 지난주에 마침내 공개됐다. 아이패드의 모든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휴대성은 월등히 높아졌다. 두께는 연필만큼 얇아지고 무게는 300g으로 잡지 1권 수준이다. 무엇보다 주목을 끈 것은 7.9인치로 아담해진 화면 크기다. 진정한 원핸드(One-hand) 태블릿PC로 탄생한 아이패드 미니로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은 아마도 전자책 시장일 것이다.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아이북스 앱도 소개해 전자책에 거는 기대가 남다름을 알 수 있었다. 소설책 크기만큼 작아진 아이패드 미니가 선보일 미래의 전자책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 최초의 전자책은 1998년에 미국의 누보미디어가 출시한 ‘로켓 e-북’으로, 200권 분량의 서적을 휴대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의 3배나 되는 단말무게와 500달러라는 높은 가격 때문에 관심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단말의 한계와 콘텐츠의 부재로 지지부진했던 전자책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하며 물꼬를 튼 것은 2007년에 등장한 아마존의 킨들(Kindle)이다. 300g밖에 안 되는 초경량에 259달러라는 부담없는 가격, 10만권 이상의 풍부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킨들은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 팔리는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킨들에는 전자잉크(e-ink)라는 기술이 적용됐는데, 이것은 전기 신호를 이용해 잉크 캡슐을 회전시켜 흑백을 표현하는 기술로 종이책과 비슷한 느낌을 주어 눈에 부담을 주지 않고 배터리 소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도 ‘스토리K HD’, ‘크레마터치’ 등 전자잉크 기술을 도입한 전자책 단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이패드 미니에서 구현된 아이북스앱.
[사진제공=애플 홈페이지]

그런데 최근 들어 킨들파이어HD, 구글 넥서스7 등 7인치 태블릿PC가 속속 등장하면서 전자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10인치였던 태블릿PC가 보통 책크기인 7인치로 줄어들고 무게와 가격도 대폭 가벼워지면서 전자책 전용 단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기존의 10인치 태블릿PC는 전자책으로 활용하기에는 크기가 애매했다.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를 발표하면서 아이북스3.0을 선보인 것도 휴대성이 강화된 7인치 태블릿PC가 전자책에 가장 적합한 단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7인치 태블릿PC로 책도 읽고 웹서핑에 게임, 음악, 영화 등 각종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니 매력적인 단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태블릿PC 기반의 전자책은 소비자에게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아이패드가 움직이는 동화책으로 전자책의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한 이래, 전자책은 단순히 종이책을 디지털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보고 듣고 만지는 방식의 체감형 콘텐츠로 진화했다. 여행 전자책은 GPS로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는가 하면, 책 안에 소개된 모든 장소는 지도와 연동되어 길찾기까지 가능하다. 유아용 전자책은 엄마 대신 동화책을 읽어 주고 2차원 그림을 3D 형태의 팝업북으로 구현하여 아이들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킨다. 음성과 번역, 사전기능까지 지원하는 영문 전자책은 어학 공부에 도움이 되고, SNS와 연계한 전자책은 실시간으로 독서토론도 할 수 있다. 책은 이제 지루한 읽을거리가 아닌 즐기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인의 월평균 성인 독서량은 0.8권으로 미국 6.6권, 일본 6.1권인 데 비해 상당히 낮다. 1년 동안 책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도 10명 중 3명이나 된다고 한다. 미래의 전자책이 영화나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즐거움을 제공한다면 앞으로 거리 곳곳에서 태블릿PC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김재필 KT 경제경영연구소 팀장>
/kimjaepil@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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