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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밤10시 넘으면 법인카드 못긁는다
지난달부터 그룹차원 절주 캠페인
원샷·벌주 금지 등 빠르게 정착

일부 직원 폭주·과음 여전
금융·제조부문 일부 계열사
아예 카드 결제 막는 초강수



삼성그룹이 ‘절주 캠페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폭주와 과음을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강화하는 데 이어, 일부 계열사들은 아예 법인카드의 결제시간까지 제한하는 등 음주문화 개선에 더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29일 삼성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과 제조 부문의 일부 계열사의 경우 얼마 전부터 사내에 지급한 법인카드가 오후 10시 이후에는 결제가 안 되도록 막아버린 상태다. 오후 10시 이후까지 술자리가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외부로부터 절대 접대를 받지 않는다”는 삼성그룹의 철칙상 외부인들과의 미팅 식대 등을 계산하는 데 사용되는 법인카드들은 10시 이후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결제 시간을 제한하지 않은 다른 계열사들도 “가급적이면 오후 9시 이후에는 카드로 추가 결제를 하지 말라”는 주문을 사내방송 등을 통해 일선 부서에 전달한 상황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이같이 강력한 조치를 하고 나선 것은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을 완전히 정착시키겠다는 의지에서다. 삼성은 지난달부터 “한자리에서, 한 종류의 술을 오후 9시까지만 마시고 각종 벌주, 사발주, 원샷 등을 금한다”는 내용의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을 그룹 차원에서 전개하고 있다. 전사적인 설문조사 결과, 생산직ㆍ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음주량이 많아 업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캠페인은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그룹 수뇌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와 직원들의 공감대가 맞물리면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소수의 ‘주당’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극소수의 구태의연한 술자리가 이어진다는 첩보(?)와 고발이 사내게시판 등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 계열사가 아예 카드 결제를 막는 강수를 쓴 것이다.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활동도 각사별로 진행 중이다. 삼성SDI의 경우 술자리 ‘보안관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회식자리마다 참가 인원수에 맞게 1~2명의 보안관을 두고, 폭음이나 과음, 강권 등에 대해 경고하는 제도다. 주당들을 중심으로 과음을 조장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기본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송년회를 틈탄 폭음을 막기 위한 작업도 추진 중이다. 그룹 차원에서 사내 공모를 통해 새로운 회식문화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채택된 아이디어는 전 계열사에 공유해 연말 회식 분위기를 건전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절주 캠페인은 그룹 내부에서도 화제와 공감을 모으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는 새로운 음주문화의 도입으로 달라진 회식 풍경에 대해 평가하거나,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에 공감하는 젊은 직원들의 글이 많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홍승완 기자>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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