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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 - 장선영> 美 진출 日업체들, 한국 부품업체 찾는 이유
한국은 기술력이 높아 그동안 일본에서 들여오던 부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엔고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와 지진 등 위험 요인 역시 한국산 부품 수요가 증가하는 요인.


미국의 자동차, 중장비 부품 시장은 미국 토종기업과 유럽ㆍ일본ㆍ한국 등 유명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다. 미국 본토 기업들은 외국 기업들로부터 자신들의 텃밭을 방어하기 위해, 또 미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현지 시장 확대를 위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수성 일변도였던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금융위기로 인한 파산 이후 구조조정에다 품질 좋고 가격 싼 부품의 해외 소싱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미국 진출 외국 기업들에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국 부품기업들에는 오히려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자동차, 기계 산업에서부터 화학, 바이오 업체까지 다양한 산업군에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단순히 판매법인을 뛰어넘어 미국에 제조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 기업으로 인식될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 또한 한국산 부품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는 한국 부품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카고무역관이 인터뷰한 세계 농기계 2위 업체인 쿠보타(Kubota)의 아시아ㆍ유럽 구매 총괄이사인 조셉 우 씨에 따르면 쿠보타는 최근 한국산 부품의 경쟁력과 잠재력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한국 부품 공급업체가 3개사였으나 올해 3개사를 추가해 총 6개사로부터 부품을 구매하고 있다. 앞으로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산 부품 구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쿠보타의 구매담당자들은 공장 실사를 위해 일본에서 파견된 기술자와 함께 한국 부품업체를 방문했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기술자들의 기술 요건을 모두 충족했을 뿐만 아니라 깨끗한 공장 환경이 마치 일본 부품업체를 방문한 것처럼 착각에 빠지게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본계 미국 진출 업체로 세계 최대 공작기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마작(Mazak)도 한국산 부품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작의 미국법인 바이어인 케빈 씨에 따르면, 현재 한국 업체 12개사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있고으며, 한국 부품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공급업체를 추가적으로 발굴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기술력이 높아 그동안 일본에서 들여오던 부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고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와 지진 등 위험 요인 역시 한국산 부품 수요가 증가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공격적인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고, 이에 따른 경쟁 심화가 한국 부품기업에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최근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품질 수준이 낮은 중국산의 매력은 시들해지고 품질경쟁력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산 부품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산 자동차나 중장비 및 기계제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호조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한국 부품의 기술력이 재평가되는 계기로 작용해 미국 진출 일본업체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 부품업체들이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에 진출한 일본 및 유럽 기업도 함께 공략한다면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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