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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재경영 3.0시대
삼성 창의·열정·소통의 가치창조형
현대기아차 협력·글로벌 마인드요구
포스코 실행인·창조인·세계인 인재상
SK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바이킹형’
재계 불황극복할 미래형 인재확보에 사활


‘불황은 짧고, 인재는 영원하다.’ 글로벌 경기침체, 대선을 앞둔 불안한 국내 상황 속에서도 재계는 인재경영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며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불황은 오히려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해온 구본무 LG 회장은 올 초 처음 인재를 찾아 태평양을 건넜다. 박용만 두산 회장은 11년째 몸소 대학을 돌며 옥석 가리기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수십년을 이어온 기업들의 인재상도 변모하고 있다. 기존의 그룹 핵심 가치에 스토리, 창의, 조화, 공감, 글로벌 마인드 등 미래형 가치가 더해져 진화하고 있다. 고속성장기 인재를 단순히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제는 이들을 어떻게 제대로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바야흐로 ‘인재경영 3.0’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정준양(가운데) 포스코 회장은 올 초 미래창조아카데미 글로벌리더십센터에서 포스코패밀리 교육에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갖고 포스코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기를 당부했다.

▶미래형 인재의 요건=벤처기업가 출신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은 저서 ‘세라(SERA)형 인재가 미래를 지배한다’에서 스마트 시대를 주도해 나갈 인재상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즉, 스토리(Story), 공감(Empathy), 탄력성(Resilience), 성취(Achievement)의 네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강조하는 스토리형 인재는 단순한 주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미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강력한 메시지를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본질적으로 설득, 의사소통, 자기 이해 등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밑받침돼야 한다.

기업들의 요구도 정교해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창의, 열정, 소통의 가치창조인을 지향한다. 열정과 몰입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인재, 학습과 창의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 열린마음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인재다.

현대ㆍ기아차는 도전, 창의, 열정, 협력, 글로벌 마인드 등 5대 핵심역량을 요구한다. ‘New thinking Creator, New possibilities Explorer’라는 인재상은 열린 마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지속적인 혁신과 창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

SK그룹은 ‘바이킹형’ 인재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바이킹형 인재는 자기 분야에서 넘치는 끼와 열정으로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새로운 도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2013년 사업 키워드로 ‘시장선도’와 ‘실행’을 내건 LG그룹은 실전형 인재 확보를 지상과제로 내세웠다.

포스코는 사회규범 및 윤리를 준수하는 ‘실행인’, 최고수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창조인’, 글로벌 경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세계인’을 3대 인재상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문제해결 능력과 통찰력을 갖췄다면 포스코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화그룹은 ‘신용과 의리’의 한화정신을 바탕으로 새롭게 정립한 도전, 헌신, 정도의 그룹 핵심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현대차 잡페어에 참석한 미래 인재들이 채용 담당자로부터 입사 지원에 대한 설명을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다.

▶변모하는 인재 확보전(戰)=LG전자는 지난 5월 구미전자공고와 마이스터고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립, 검사 등 단순 공정업무가 아닌 ‘기술 명장’으로 길러낸다는 전략으로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일찌감치 장학금도 지급하며 ‘내 사람’으로 만든다.

현대차도 마이스터고와 산학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 초 ‘HMC 영마이스터’ 1기 100명을 선정한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마이스터고 2학년생을 대상으로 1000명의 우수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고졸 인재에 대한 처우도 개선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문성을 갖춘 기능직 고졸 인재를 엄선해 사무직 엔지니어와 똑같이 전문위원, 임원 등으로 승진할 기회를 보장한다. 이를 위해 ‘생산 TECH’, ‘수석 계장’ 등의 직급도 신설했다.

SK이노베이션은 ‘라이트 피플(Right People)’ 선발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서류전형에서 스펙의 비중을 최소화고 자기소개서의 비중을 높인 뒤 면접에서는 직군별로 필요한 자질과 역량은 물론 직무적합성까지 파악한다. 포스코는 대학교 2학년생을 겨냥해 맞춤형 통섭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포스코 스콜라십(POSCO Scholarship)’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화는 최근 활발한 중국 진출을 감안해 중국어 능력 우수자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면접에서는 입사 의지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중요하게 판단해 면접관들은 지원한 계열사에 대한 재무현황, 인재상, 비전 등 다양한 정보를 질문해 의중을 살펴본다.

▶글로벌 인재의 확보에서 활용의 시대로=주세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인재전쟁 2.0’ 보고서에서 인재경영이 ‘확보’에서 ‘활용’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기술 개발, 신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기업들이 사실 내부적으로는 확보한 글로벌 인재를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며 시너지를 이끌어 내고 있는지 미지수라는 점이 논의의 시작점이다.

인재 활용 방안으로 삼성은 입문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입문 과정을 통해 인재제일, 최고지향, 변화선도, 정도경영, 상생추구의 5대 핵심가치 DNA를 이식하고 해외 지역 전문가 제도, 삼성 MBA 프로그램, 리더십 과정과 고위 임원 양성 과정 등을 시행한다.

포스코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경우 3년간 역량개발 프로그램으로 육성된다. 1년 차에는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서 현장교육을 받고 2년 차에는 개선과제수행 및 발표대회, 3년 차에는 본인 업무에 대한 연구논문 등을 쓴다. 또 국내외 경영전문대학원(MBA)과 지역전문가, 해외유학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의 성장을 지원한다.

<류정일ㆍ신소연 기자>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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