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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힐링 하우스’신한옥<1>한옥은 기와집? 천만에요, 한옥의 지평을 넓혀라

  • 기사입력 2012-10-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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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韓屋)하면 대개 TV 역사드라마에 나오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조선시대만 해도 그런 위풍당당한 기와한옥에 사는 사람은 그야말로 소수였다. 웬만한 양반 집도 초가지붕이 주류였다. 그러니 기와집은 서민들이 사는 집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서민들은 주변의 흙(황토)과 나무, 돌 ,짚, 억새, 나무껍질 등의 자연재료를 이용해 그들의 보금자리를 손수 만들었다. 초가집, 귀틀집, 너와집 등이 바로 그것이다. 넓은 의미의 한옥은 이를 모두 포함한다.

국어사전을 보더라도 한옥은 ‘우리나라 고유의 형식으로 지은 집을 양식 건물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적고 있다. 좁게는 주거용 살림집을, 넓게는 우리 고유의 기술과 양식으로 지은 한국 전통 건축물 전체를 의미한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은 한옥 하면 으레 기와 건축물만을 연상한다. 이는 불교문화와 유교문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지난 2009년 처음으로 한옥의 기준을 ‘기둥과 보 구조, 그리고 기와지붕’으로 규정한 정부의 정책도 한몫 거들었다. 정부에서 ‘건축 한류’를 내세우며 한옥 개발 및 지원에 나섰는데, 이때 한옥을 기와한옥으로 한정시킨 것이다. 이는 큰 잘못이다.

기와한옥은 사람이 사는 곳 이라기보다는 대개 다른 용도로 많이 지어졌다. 유교문화가 꽃핀 조선시대에 지어진 사직단과 종묘, 성균관, 향교, 서원 등의 유교건축물과, 4세기 이후 이어져온 불교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된 산문(일주문, 왕문 등), 법당(대웅전, 극락전, 무량수전, 명부전, 산신각 등), 승당, 탑 등의 불교건축물이 그렇다. 또한 고대국가의 성립과 함께 만들어진 궁궐과 관청시설 역시 서민들의 주거시설과는 거리가 멀다.
 
안동 하회마을의 고래등 같은 전통 기와한옥. 대부분 일반인들은 한옥하면 이런 기와한옥만을 떠올린다.

#한옥은 기와집? 고정관념을 버려라

앞서 지적했듯이 한옥은 기와집 뿐 아니라 초가집, 귀틀집, 너와집 등을 모두 포함한다. 사실 우리 (기와)한옥은 중국(당나라, 송나라)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우리 (기와)한옥은 중국 양식의 집이다”라고 말하는 학자나 전문가도 있다. 중국집과는 다른 우리 한옥의 대표적 건축요소를 꼽자면 기둥과 보, 그리고 기와지붕이 아니라, 우리 지형과 주거문화에 맞게 독창적으로 발전시켜온 온돌과 마루를 들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그 무엇보다도 두드러진 우리 한옥의 특징은 자연과의 조화다. 그래서 우리 한옥은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울리도록 집의 좌향을 잡고 그 곳에서 나오는 나무와 흙, 돌 등의 자연재료를 사용해 그곳의 지세에 맞는 형태로 지어졌다. 한옥이 가장 친환경적인 건축물로 꼽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한옥에는 철근, 콘크리트 등 현대 건축에서 생기는 공해가 거의 없다. 또한 나무와 흙(황토), 돌 등 한옥 건축에 쓰이는 재료들은 대부분 재활용할 수 있다. 돌과 나무는 가급적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은 자연 상태 그대로 사용했다. 또한 아파트 등 시멘트와 철근으로 구성된 건축물에 비해 독성이 없어서 우리 몸에 전혀 해롭지 않다.

이제는 한옥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소수만이 향유하던 기와한옥으로 스스로를 옭아매서는 안 된다. 한옥이란 기와집 뿐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그저 주변에 있는 나무와 흙(황토)을 주재료로 지어온 건강한 집, 살기에 좋은 집이다. 나무와 흙, 돌 등 친환경 자연재료를 사용해 만든 서민의 보금자리였던 것이다. 이런 의미의 진정한 한옥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부담 없이 지어 건강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집, 그게 우리의 한옥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다 쓰러져가는 옛 초가집이나 너와집, 황토집을 그대로 재현하자는 말은 아니다. 이를 현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한옥, 즉 신한옥으로 재창조하자는 것이다. 신한옥이란 이미 몇 년 전부터 정부에서 기존 전통한옥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내건 ‘현대적 한옥’을 지칭해왔다. 현재 산업화를 위한 모듈화와 표준화, 건축비용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신한옥도 스스로를 ‘기둥과 보, 기와지붕’으로 옭아  맴으로써 대중한옥, 서민한옥이 들어설 여지를 차단해버렸다.

이 바리케이드를 이젠 걷어내야 한다. 만약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우리의 한옥단지를 조성하려 한다면 기와집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서민한옥도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그게 맞다. 이 과정에서 전통의 초가집, 너와집, 귀틀집 등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그 기준은 자연이다. 국산 나무와 흙을 주재료로 한 집이 바로 현대적 의미의 대중 한옥, 서민 한옥이며, 진정한 신한옥이다.  

#국산 나무와 흙으로 지어야 진짜 한옥

이 대목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현재 기와한옥에 쓰이는 대부분의 목재는 캐나다 등지에서 들여온 수입산이다. 한옥의 골조를 이루는 나무가 캐나다산이라면 과연 그걸로 지은 집을 한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한옥에서의 삶은 자연 그 자체다. 나무, 흙, 돌 등 건축 재료는 우리 것을 써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옥이라고 할 수 있다.
 
안동 하회마을의 초가집들. 한옥은 비단 기와한옥 뿐 아니라 초가집, 귀틀집, 너와집 등을 모두 아우른다.

다시 말해 ‘주거 신토불이’다. 만약 한옥 건축에 쓰이는 목재를 캐나다산을 들여와 전량 사용한다면, 그것은 엄밀하게 말해 한옥이 아니라 그냥 목조주택일 뿐이다. 수입산 쇠고기가 한우 육이 될 수 있는가?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면 거의 대부분이 수입산 목재로 만들어진 한옥 또한 진정한 의미의 한옥이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이게 우리 한옥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집 건축에 사용한 목재의 51% 이상은 국산나무를 사용해야 맞다. 하지만 현재 한옥 건축에서 국산 목재를 사용하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옥의 기준을 품격 있고 화려한, 그래서 보기에 좋은 기와한옥으로 한정시켜 놓고 그에 맞춰 건축을 하다 보니 목재가 커지고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다. 그런 나무는 당연히 수입목이다. 수입목으로 지은 집은 무늬만 한옥일 뿐이다.
 
지난 2010년 이후 베이비부머(1955~63년생 758만2000명)의 귀농·귀촌행(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에 힘입어 그동안 아파트 위주의 주거문화가 단독주택 쪽으로 점차 변화하면서, 단독주택과 전원주택 시장에서는 작지만 실속 있는 ‘강소주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크고 화려하기 보다는 작지만 실속 있는 집이다. 건축비 1억 원 안팎에 82.64㎡(25평)~100㎡(30평) 전후의 집을 일컫는다. 특히 전원주택 건축은 친환경성(환경·건강·힐링)과 저에너지(단열, 난방)라는 기능성을 어떻게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러한 시대적, 사회적 트렌드 역시 한옥의 지평을 3.3㎡(1평)당 건축비가 무려 1200만~1500만원에 이르는 기존의 고급 대형 기와한옥에서 나무와 흙(황토)을 주재료로 하는 저렴하고 건강한 중소형 서민 한옥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일부 민간업체들이 현재 개발 중이거나 선보이고 있는 ‘반값 신한옥’ 역시 3.3㎡(1평)당 600만~700만 원대로 여전히 고가다. 이를 현재 일반적인 건축비용인 3.3㎡(1평)당 300만~400만 원대로 확 내려야 한다. 그래야 서민한옥, 대중한옥을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신한옥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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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종류

<지붕 재료에 따른 구분>

*기와집 흙으로 구은 기와를 지붕에 올린 집으로, 보통 참흙으로 만든 검은색 기와를 많이 썼다. 간혹 푸른 유약을 발라 만든 청기와로 지붕을 잇기도 했는데, 이는 신분이 높은 사람이 거주하는 집이었다.

*초가집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주택으로 갈대나 새, 볏짚 등으로 지붕을 이은 집이다. 단열이 잘 되기 때문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하지만 썩기 쉬워 1~2년마다 바꿔주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너와집 산간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나무·전나무 등을 나뭇결을 따라 쪼개 차곡차곡 지붕에 깔아놓은 집이다. 맑은 날에는 지붕재료가 수축하여 통풍이 잘되고, 비가 내려도  나무가 습기를 먹어 차분히 퍼져 물이 새지 않는다. 돌판을 덮은 돌 너와집도 있다.

*귀틀집 산악지역에서 만들어진 집으로 통나무를 우물정(井)자 모양으로 쌓는다. 나무와 나무 사이는 진흙을 발라 메워서 바람이 들지 않아 보온성이 좋다. 방틀집, 목채집, 틀목집, 말집, 투방집이라고도 불린다.

*굴피집 지붕에 너와 대신 참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껍질을 벗겨 건조한 굴피를 덮은 집이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일대를 비롯한 산간지방 화전민 가옥에 널리 쓰였다. 보통 두 겹으로 끝부분이 겹치도록 이어가는 데, 긴 나무 장대와 돌로 고정했다.

<지붕 형태에 따른 구분>

*맞배집 마주보는 두 개의 지붕면이 있고 측면에는 박공이라는 삼각형의 벽이 있는 가장 단순한 구조다. 보통 행랑, 곳간, 사당 등에 많이 보인다.

*우진각집 마주보는 지붕 전후와 좌우, 네 면 모두가 경사지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민가나 초가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지붕 앞뒤에서 보면 사다리꼴 형태, 측면에서 보면 삼각형 형태이다.

*팔작집 우진각집의 양쪽 측면 지붕 윗부분을 수직으로 잘라낸 모양의 지붕으로 화려한 느낌을 준다. 수직처리 된 부분의 삼각형 모양을 합각이라고 한다. 궁궐과 사찰 내 중요한 건물과 살림집 안채, 사랑채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몸채 형태로 분류하면, ‘ㅡ’자형집(주로 남부지방), ‘ㄱ’자형집(주로 중부지방), ‘ㄷ’ 자형집(영남 북부지방 양반집), ‘ㅁ’자형집(안동지역) 등이 있다. 또 평면 형식으로 보면, 실들이 한 줄로 배열된 홑집과 상하로 두 줄을 이루고 있는 겹집이 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도움말 주신 분: 서경석 부동산학박사·신한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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