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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의 전당 최연소 단독 콘서트, 팝페라 테너 임형주의 음악

임형주(26)의 데뷔는 그의 나이 12세 때였다. 첫 앨범을 발매하고 한 방송사의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해 ‘마법의 성’과 뮤지컬 ‘에비타’의 ‘아르헨티나여 울지 마오(Don’t Cry For Me Argentina)’를 부르면서 많은 사람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원래는 아나운서가 꿈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방과후 선생님이 성악을 해보라는 한 마디에 인생이 성악으로 달라졌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좋아해 예원학교에 들어갔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꼭 성악가가 되겠다며 미국 뉴욕 줄리어드음대 예비학교에 진학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펠리체음악원을 거쳐 지난해엔 빈 슈베르트 음대 성악과에 한국인 최초 초청학생으로 성악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내년이면 데뷔 15주년을 맞는 임형주. 그를 지난 5일 서울 내곡동 아트원문화재단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미성의 앳된 목소리는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다. 맑고 청량한 목소리가 그의 장점이지만 성량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임형주(팝페라가수)
이런 상황에서 팝페라 테너로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언제나 승승장구 실패가 없을 것만 같았던 그에게도 좌절의 순간, 감정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경험이 있었다. 음악에 몰두하느라 10~20대의 감정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해보지 못한 것도 많다.

18일 예술의전당 공연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좋은 기회다. 공연장은 당연히 콘서트홀일 줄 알았는데 대관심사가 까다롭다던 오페라극장으로 됐다. 1988년 개관 이래 조수미ㆍ조용필ㆍ조영남 이어 네 번째 단독 콘서트이며, 최연소로 무대에 선다.

정통 클래식곡, 오페라 아리아보다는 대중적인 노래를 주로 불러온 그가 이번에 선택한 건 정통 클래식으로의 도전이다. 공연의 타이틀도 ‘클래식 스타일’. 지금까지 콘서트에서 10곡이 넘은 적이 없었던 클래식 곡을 이번엔 11곡으로 비중을 높였다.

그는 “2010년 사라 브라이트만 내한공연 때 오케스트라와 함께 아리아를 부르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며 “왜 난 그런 도전을 안 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성악도란 정체성을 지키고 싶은 그다.

임형주는 이날 공연에서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 가곡 ‘나는 아름다운 집을 짓고 싶네’, 줄리오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등과 더불어 한국 가곡도 3~4곡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2부에선 영화 ‘쉘부르의 우산’에 나오는 ‘I’ll Wait For You’, ‘로미오와 줄리엣’의 ‘A Time For Us’ 등 뮤지컬과 팝ㆍ재즈를 넘나드는 선곡으로 그만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11월 말엔 워너 클래식스 레이블로 동명의 타이틀 ‘클래식 스타일’이 발매된다. 그가 낸 앨범 중 클래식 곡만 모아 수록한 앨범이다.

“100% 자기 연주에 만족하고 맹신하는 순간 망친다. 나르시시즘을 배척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그는 “휴머니즘을 구현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40대부터는 상업적인 활동보다는 경제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음악공부를 도와주고 싶다고 밝힌 임형주는 2008년 설립한 문화재단과 멘토 앤 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40여명 아이들의 음악교육을 도우며 휴머니즘을 실천하고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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