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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언제나 자신만만…이정민의 우승이 특별한 이유
지난주에 열린 KLPGA 대회 부산은행-서경 여자오픈은 오랜만에 이정민(20ㆍKT)이 우승을 신고하며 막을 내렸다. 이정민은 2010년에 KLPGA 정규 투어에 데뷔한 올해 3년차 선수다. 데뷔 당시 가장 주목되는 루키로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데뷔 첫해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그 이후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다소 잠잠하게 투어 생활을 계속해오다가 이번에 다시 우승의 물꼬를 텄다. 반가운 일이다. 올해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쌓아온 자신감이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아 매우 기쁘다. 몇 주 전에 만났을 때 올해 성적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는데, 이제 우승까지 했으니 올 시즌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선수들은 샷이 잘 되지 않을 때, 시합에서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 때 자신에게 가장 실망한다. 거기에 자책감이 더해진다. 바로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오히려 엘리트 골퍼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좋은 성적을 낸 선수일수록 사람들의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와 격려가 좋은 동기부여가 되면 좋지만, 잘못하면 오히려 심리적으로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되는 원인이 될 때도 있다.

삶에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길을 찾지 못해 사람들의 다양하고 비전문적인 평가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당사자는 더 혼란스러워지고 나중에 가장 많이 다치게 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주위 사람들의 걱정 어린 시선과 스윙에 대한 수많은 충고가 뒤따른다. 그러한 상황은 부담이 되지만, 사실 사람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본인이 철저히 통제 가능한 것과 통제 불가능한 것을 파악하고, 원칙을 따라 자기 자신을 지켜나가야 한다. 모든 사람들의 기대와 충고를 다 듣다 보면 결국 자기 자신은 사라지고 더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 깊은 혼란의 상태에 빠져 돌아와야 할 길이 더 멀어지기도 한다. 선수들에게는 어려울 때나 잘될 때나 심지를 굳게 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침착하게 마지막 우승 퍼팅을 성공시키던 이정민은 표정이 별로 없었다. 마지막 라운드 내내 포커페이스였다. 물론 골프팬들은 더 많은 리액션과 다양한 표정을 선호할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 위한 자기의 방식이고 성격이라면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배우고 이루어야 할 것이 많다. 이제 만 스무 살, 포커페이스 이정민의 성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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