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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매트릭스'의 인문학?
인문학 입문 책...다양한 텍스트로 흥미 이끌어
인문서가 쏟아져도 여전히 어렵다. 인문에 첫발을 딛기에 뜻 모를 두려움이 생기는 건 단지 고정관념 때문일까. 실은 인간의 사상과 문화라는 포괄적인 내용들을 모두 섭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기업에서 인문학 열풍이 분다니 통탄할 노릇이다. 대학에서 조차 인문학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현실은 어쩌라는 얘긴가.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스마트북스.2012)는 이런 트렌드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는다.

책의 저자는 ‘인문이 좋아서 파다 보니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인간과 역사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높아져서 인간적인 경제제도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문학까지 자본주의의 수족(手足)이 되는 것을 목도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에 숲을 먼저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42개의 생각을 정리해 ‘인문의 지도책’을 펴냈다고 한다. 책은 사회적인 이슈와 인문을 접목해 다양한 사례로 제시했다. 이를테면 이런 내용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낮에는 토머스 앤더슨이라는 회사원으로, 밤에는 네오라는 해커로 이중생활을 합니다. 그는 항상 꿈이 현실 같고, 현실이 꿈같다는 의문을 품고 살죠. 그는 자신이 해킹한 데이터를 넣어둔 디스크를 책 속에 숨겨두는데, 그 책이 바로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입니다.’-16쪽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영화의 일부분을 잡아 자연스럽게 인문학의 대가(大家)에게 안내한다. 보드리야르가 살았던 1960년대 서구 자본주의를 조명하며 생산의 시대와 소비의 시대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통해 다양한 사회 현상을 설명한다.

이어 곳곳에 즐비한 CCTV로 화두를 열고 일상의 주체에 대해 논한다. 또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한 백발의 노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를 통해 진정한 의사소통에 대해 고민한다. 책은 현대사회 철학으로 흥미를 갖게 하고 문화, 역사, 정치철학으로 깊이 있는 탐구를 모색한다.

총 7장의 구성은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 되어 인문학의 어려운 문턱을 낮추고자 노력했다. 다양한 텍스트를 활용한 만큼 깊이 있는 인문학도들보다 인문에 첫 발을 딛는 초보들에게 권할만하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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