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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들의 꿈 ‘벤츠 유모차’ 스토케 한국 직진출
토마스 스테빅 사장 “유모차 과시, 한국 엄마들만 유난한건 아니죠.”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엄마들의 유모차 자랑과 과시는 한국만 별난 건 아닙니다. 물론, 제가 태어나고 자란 노르웨이에선 존재하지 않는 문화예요. 하지만 영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 엄마들도 다 똑같아요.”

쌍둥이를 태울 수 있는 유모차, 엄마와 아이가 마주 보게 설계된 유모차 등 혁신적인 디자인과 함께 100만~200만원대 고가로 잘 알려진 ‘유모차계의 벤츠’가 한국에 상륙했다. 노르웨이 유아용품업체 스토케가 한국시장 직진출을 선언한 것.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스토케 코리아’ 기자간담회 후 토마스 스테빅 스토케 CEO를 만났다. 덴마크 코펜하겐 출신인 스테빅 사장은 2010년 이 회사 대표로 취임했다.

“‘익스플로리’ 인기가 한국에서 대단했습니다. 지난 5년간 한국 매출이 50%씩 증가했어요. 분위기도 인프라도 충분히 구축돼 있다는 판단하에 2년 전부터 직진출을 계획했습니다.”



올해로 설립 80주년을 맞이한 스토케가 프리미엄 유아용품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2003년 출시한 유모차 ‘익스플로리’의 역할이 컸다. 전 세계 판매량의 10% 이상을 한국에서 팔았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 백처럼 유모차가 ‘과시용’ 소비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서울 강남 일대에선 “지나는 유모차 10대 중 9대가 스토케”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스토케 유모차를 끌고 가는 한국 엄마들을 보았는데, 모두 자신감이 넘쳐 보였습니다. 우리 제품이라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가장 안전하고 좋은 제품에 자신의 아이를 태웠다면 부모로서 그만큼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과시’를 떠나 소중한 자녀를 위해 최고의 유모차를 사주고 싶은 심정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 터. 인터넷 등 여러 유통경로를 통해 이 회사의 제품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엄마들의 고군분투는 실로 굉장하다. 이미 스토케 직진출에 귀를 쫑긋했을 게다. 하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의 추가 가격인하는 없다는 게 스테빅 사장의 말이다.

“지난 5월 10~40%의 가격인하를 실시했습니다. 기존 제품 추가인하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신제품은 다른 나라와 가격차를 줄이고 합리적으로 책정할 예정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이 유모차 가격에 매우 민감하고, 엄격하게 감시한다는 걸 압니다.”

스테빅 사장은 한국 직진출과 함께 중국도 눈여겨 보고 있다. 중국에서도 최근 한 가정에 한 명뿐인 아이에게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는 추세. 프리미엄 고가 시장을 겨냥한 스토케에겐 ‘황금어장’이다. 한국 직진출이 중국 시장 공략 본격화를 위한 ‘테스트’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나온다. 본사에 4~5명에 불과하던 아시아계 직원은 현재 40~50명까지 늘었다.

“전 세계 부모들의 마음은 동일합니다. 자식에겐 늘 좋은 것만 주고 싶지 않은가요. 하지만 시장은 별개입니다. 유럽 안에서 이탈리아와 영국 시장이 다른 것처럼 한국과 중국은 인프라, 유통채널 등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그대로 중국에 적용할 수 없지요.”

스테빅 사장에겐 세 자녀가 있다. 하지만 모두 10세를 넘겨 스토케 사에서 일하면서도 제품 혜택은 받지 못했다고.

“북유럽 가정에선 흔한 ‘트립트랩’(1972년 출시된 유아용 의자로 전 세계 8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 스토케 대표 제품)을 사용해본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유모차가 출시되기 전에 아이들이 다 커버렸지요.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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