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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박’ 류현진, 2573만달러에 담긴 의미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괴물’ 류현진(25·한화 이글스)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한화는 10일 “메이저리그 구단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류현진을 영입하겠다고 써낸 최고응찰액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류현진을 영입하겠다고 제시한 최고응찰액은 무려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에 이른다.

역대 포스팅시스템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최고액이며, 예상액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최고응찰액을 써낸 메이저리그 구단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LA 다저스 등이 류현진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팅금액이 2500만 달러를 넘었다는 건 한국 프로야구사에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5000만 달러를 훌쩍 넘겼던 마쓰자카(보스턴)나 다르빗슈(텍사스)에 비하면 낮은 금액이지만 류현진이 한국 프로야구 출신 첫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임을 감안하면 매우 의미 있는 출발이 아닐 수 없다. 
우선 메이저리그가 한국 야구를 보는 눈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 ‘좌완’ 투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최고 금액은 이상훈의 60만 달러(1997년)였다. 당시 이상훈 역시 한국 최고의 좌완 투수로 군림했었다. 역대 최고 금액도 임창용(2002년)의 65만 달러였다.

이 기록을 류현진이 무려 40배나 끌어올리며 깨버린 것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회 대회 연속 4강 진출과 2회대회 준우승 등 빛나는 한국 야구의 성과가 만든 변화라 할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더블 A 수준으로 낮춰 보던 메이저리그도 이제 그 기준을 크게 높였음이 류현진을 통해 증명됐다.

류현진에게 2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는 건 그만큼 류현진의 앞으로의 입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최고액을 써낸 구단과 1개월간 입단 협상을 벌인다.

구대성 정대현 등 메이저리그를 먼저 노크했었던 선배들은 하나같이 류현진에게 “협상을 주도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대우를 받아야만 안정적으로 야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철저하게 상업적인 계산으로 움직인다. 많은 돈을 들인 선수는 그만큼의 결실을 뽑아내기 위해 보다 많은 기회를 준다. 물론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로 출발해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도 있지만 일단은 많은 돈 들인 선수들에게 기회가 먼저 또 많이 주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25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제시했다는 건 그 구단이 류현진을 3선발급 이상의 선수로 평가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같은 선발 투수라 해도 5선발 경쟁을 해야 하는 선수와 3선발로 평가받는 선수의 차이는 전혀 다르다. 5선발 경쟁 투수는 한,두 경기의 부진이 곧 탈락을 의미한다면 3선발급 투수는 훨씬 많은 선발 기회를 통해 기량을 끌어올릴 기회를 제공받게된다. 자칫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류현진이 만들어 낸 2500만 달러의 성과는 이처럼 한국 야구와 류현진 본인에게 모두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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