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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이 ‘재정절벽’ 보다 더 위험
시가총액 5000억 달러 붕괴…월가 ‘애플쇼크’ 반응
수익률 타격 우려…9월 이후 “팔자”
뮤추얼·헤지펀드 속속 이탈 하락 악순환
신제품 인기 시들…4000억弗선도 불안
일부선 “가치주 전환과정…반등”전망도


한때 들고만 있어도 수익이 난다던 애플 주식이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미운 오리새끼’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추가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로 800개가 넘는 주요 펀드 주주들이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애플의 시가총액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5000억달러 밑으로 내려앉았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이 ‘재정절벽(fiscal cliff)’보다 더 위험한 존재로 애플을 지목하는 상황까지 오면서 월가에는 ‘애플 쇼크’가 짙게 깔리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15일(현지시간) 기준 4940억달러를 기록했다. 9월 최고점을 기록했던 6536억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1560억달러가 증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시가총액(3920억달러) 2위인 엑손모빌에도 1000억달러 격차로 추격을 받게 됐다.

15일 주가도 전날보다 2.1% 빠진 525.62달러로 떨어졌다. 아이폰5 출시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9월 21일(705.07달러)에 비하면 무려 25%(179.45달러)나 급락한 수준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들이 추가 하락을 전망하고 일찌감치 발을 뺀 점이 이번 애플 시총 및 주가 하락을 불러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사이더스코어닷컴에 따르면 3분기까지 상위 10개 포트폴리오에 애플을 보유하고 있는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는 800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보다 더 많은 펀드들이 애플 주식을 팔고 떠난다면 시가총액 4000억달러 선을 지키는 것도 안심할 수 없는 셈이다.

실제 애플 주가가 올해 최고 74%까지 뛰는 등 계속 상한가를 치면서 대부분의 뮤추얼펀드 및 헤지펀드는 애플의 주식을 매수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애플의 하락세가 길어지면서 수익률 타격을 우려해 앞다퉈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린버그캐피털의 데이비드 그린버그 애널리스트는 “마치 누군가 극장에 불이 났다고 소리 지르자 안전하게 연 수익을 챙기려 했던 펀드들과 트레이더들이 너도나도 탈출구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리버설닷컴의 에니스 태너 애널리스트도 “애플은 하루하루 매수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주주들은 점점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 4세대 아이패드 등을 판매해 이익을 내기에도 녹록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숏힐스캐피털의 스테판 웨이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새로 내놓은 제품들은 기존 사용자들에게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재구매할 이유를 제시하지 못해 관심이 시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며 애플 주가의 반등을 점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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