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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검찰, 뼈를 깎는 자정의지 보여야 산다
특임검사팀에 의해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의 비리가 차례로 확인되면서 검찰 조직에 쏠리는 시선이 차갑다. 비리를 파헤쳐 사회 정의를 세워야 하는 검사가 오히려 비리청탁 의혹의 하수구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뒷주머니로 받아 챙긴 건수가 적지 않을뿐더러 액수에 있어서도 결코 만만한 규모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어느 특정한 검사 개인의 문제라고 간주하고 넘어가기에는 파급의 강도가 너무 크다. 이전에도 검사가 고급 외제승용차와 명품 가방을 받은 혐의로 특임검사의 수사를 받았던 전례가 없지 않다.

의혹의 장본인인 김 검사는 희대의 다단계 사기사건의 주범인 조희팔 측으로부터 받은 금품 외에도 유진그룹이나 전 국가정보원 직원 부인으로부터도 거액을 받아 챙겼다고 한다. 이것 말고도 일선 검찰청에 재직하는 동안 현지 사업가들과도 유착관계를 형성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는 만큼 혐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절차에 따라 구속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그 결과를 떠나 전체 검찰 조직의 자존심과 신뢰도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문제는 검찰 조직 내부에 이러한 비리의혹을 초기 단계에서 적발하고 근절시킬 자정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당사자가 인사발령으로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꼬리표를 남겼는데도 그동안 내부 감찰에서 실마리조차 적발하지 못했다는 사실부터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다른 검사들은 이런 불미스런 사례가 없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검찰은 되레 조직 내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제 식구를 과도하게 감싸는 듯한 행태를 보여왔다. 이번에 이중수사 문제를 야기하면서까지 경찰의 수사를 가로챈 것도 국민들에게는 조직 이기주의로 비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최근의 내곡동 사저 수사에서처럼 민감한 정치적 사건에서는 엉거주춤한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검찰 조직을 개혁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오는 것은 스스로 초래한 결과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수사권을 검찰에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경찰과의 밥그릇 싸움을 떠나 사회 비리 척결 차원에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도 경찰이 단서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여러 사건이 흔적도 남기지 않고 그대로 묻혀버릴 뻔하지 않았는가. 아직은 검찰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번에 함께 터져나온 비리의혹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서부터 여론이 갈릴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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