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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디션 프로그램, 이제는 왜 개성과 스타성일까?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음악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시즌을 거듭하면서 합격자를 뽑는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초기 오디션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꿈과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가창력을 매우 중시했고, 지원자의 스토리와 섞이며 화제성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이제는 개성과 스타성이 더 중요해졌다. 이에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가 또 하나의 거대기획사화하지 않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노래 잘 하는 참가자의 스토리텔링 부각기법은 ‘슈퍼스타K2'의 우승자 허각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제 가난하지만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해왔다는 등 웬만한 스토리도 식상해졌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슈퍼스타K4' 4강전에서 떨어진 홍대광이 ‘시즌1'이었다면 우승 가능성도 높았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때문이다.

스타성과 개성을 더 중시하는 선발 방식은 대중과 심사위원간에 완벽한 일치를 본 것은 아니다. 과도기적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슈퍼스타K4' 생방송 경연에서 노래를 잘 부르는 참가자가 탈락하자, 시청자가 70%를 쥐고 있던 현행 평가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심사위원 이승철이 문제 제기한 것은 그런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하지만 ‘K팝스타' 시즌2 첫 방송에서 첫번째로 나온 제니석의 탈락은 이미 가창력만을 원하고 있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유튜브 1,600만뷰 이상을 기록한 아마추어 스타인 제니석은 노래 스킬이나 테크닉은 나무랄 데 없지만 지루하게 들리거나(양현석),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보아) 바로 탈락했다. ‘시즌1'이었다면 시청자의 항의가 있었을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입상자들이 노래를 잘 불러도 직업가수가 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처음에는 이들을 배출시킨 방송사의 애프터 서비스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대중의 환호 없이 뮤지션 생활을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슈퍼스타K1' 준우승자 조문근과 ‘위대한 탄생 시즌1'의 준우승자 이태곤은 노래는 잘 부르지만 아직 이렇다할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창력은 좋을 지 몰라도 스타성이 부족하다.

이 점에서 ‘슈퍼스타K4' TOP3까지 올라온 정준영은 스타성 덕을 크게 봤다고 할 수 있다. 정준영은 생방송 3라운드에서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르다 음이탈을 하기도 했지만 팬덤의 힘으로 살아남았다. 처음부터 팬덤을 형성한 정준영은 초반에 떨어져도 가수로 나설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정준영은 자신감과 허세로 오디션장을 마치 자신의 공연 무대로 만들어버렸다. 그러자 정준영의 매력은 더욱 살아났다.

어차피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대국민 오디션을 표방해 시청자 문자투표의 비중을 낮추기는 어렵다. 따라서 참가자의 가창력과 스토리보다 남이 안가진 무기(목소리, 창법), 대체불가능한 분위기와 스타성이 더 중요해지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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