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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섹스·마약·도박에 탕진…재산 노린 친척에 피살도
로또 당첨 후 불행해진 사람들 해외사례
3억1490만弗 당첨 美 휘태커씨
손녀·딸 마약중독으로 죽고
자신은 마약·폭행으로 신문 오르내려

19세에 백만장자 됐던 英 캐럴씨
방탕한 생활로 몇년만에 재산 탕진
부인은 떠나고 두차례 자살 시도



로또 당첨금액이 천문학적인 미국의 당첨자들은 모두 행복하게 잘살까. 물론 아니다. 다른 나라 당첨자들과 마찬가지로 일확천금을 탕진하거나 가족간에 불화를 겪고 비참한 말로로 끝나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미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당첨자들이 당첨금을 노린 친척들에게 피살되거나 스트레스로 약물중독사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미국 복권 사상 가장 화제를 모은 당첨자는 지난 2002년 12월 25일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3억1490만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사상 최고액의 파워볼에 당첨된 앤드루 잭 휘태커가 꼽힌다. 그는 크리스마스 날에 당첨되면서 하느님의 가호가 있었다고 기뻐했지만 기쁨은 잠시, 당첨금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바로 음주운전으로 걸렸고 몇 달 후 차량 강도가 55만달러가 든 돈가방을 훔쳐갔다. 돈을 나눠가진 가족들은 흥청망청 쓰다가 다음해 손녀딸이 마약중독으로 사망했고, 2009년에는 딸도 약물중독으로 뒤를 이었다. 그 자신은 50만달러의 현찰 가방을 들고 다니며 스트립 쇼를 전전하다가 음주운전과 마약, 폭행 등으로 자주 신문 지면을 오르내렸다.

지난 2002년 12월 25일 3억1490만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사상 최고액의 파워볼에 당첨된 앤드루 잭 휘태커가 당첨금이 적힌 수표를 받고 감격하던 모습.

뉴저지 주에서 지난 1985년과 1986년에 2년 연속 로또에 당첨돼 전국적인 화제를 뿌린 이블린 애덤스도 충격적 결말로 유명하다. 총 550만달러를 받은 그녀는 주변 사람들이 손을 벌리는 통에 스트레스를 못 이겨 애틀랜틱 시티에서 도박에 모든 돈을 탕진하고 트레일러 차량에서 근근이 살고 있다. 그녀는 “내 인생 최대 비극은 단 하나의 단어, 바로 ‘안 돼(No)’라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주변 사람들이 돈을 나눠달라는 통에 모든 것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1988년에 펜실베이니아 주 로또에서 1억6200만달러에 당첨된 윌리엄 포스트 씨도 비슷한 처지로 전락했다. 그는 당첨되자 마자 전 여자친구가 소송을 제기해 당첨금 절반을 빼앗겼고 친동생이 유산을 노리고 청부살인극을 벌이는 등 목숨의 위협까지 당하며 당첨 1년 후에는 100만달러의 빚더미에 앉게 됐다.

1966년 일리노이 주 로또에서 2000만달러의 당첨금을 받은 제프리 댐피어는 이 돈으로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명품 팝콘 회사를 차려 대성공을 거뒀으나 2005년 처제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유산을 노리고 납치 살해하면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로또의 저주’일까. 유럽 또한 최고의 행운을 거머쥔 이후 나락으로 떨어진 로또 당첨자들이 적지 않다.

영국 북동부 타인사이드 출신의 로런스 캔들리시(36)는 지난 1997년 550만파운드(약 95억원)짜리 로또에 당첨됐다. 그는 당첨금으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37만파운드를 들여 주택 7채를 구입, 가족ㆍ친척들과 한 동네에 모여 평화롭게 살았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2000년 폭력배들이 캔들리시의 집과 가족의 차에 불을 지른 데 이어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캔들리시 가족은 이후 영국을 떠나 스페인의 휴양지 베니돔으로 이주해 새 둥지를 틀었지만 불운은 계속됐다. 거액의 돈은 모래알처럼 빠져나가 자신과 어머니, 누이의 집은 은행에 압류당하고 운영하던 술집도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2009년에는 그가 사준 집에서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일어났다. 빈털터리가 된 캔들리시는 2010년 영국으로 돌아왔다.

영국 노퍽에 사는 마이클 캐럴(28) 역시 비운의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02년 로또에 당첨돼 970만파운드(약 167억원)라는 거액을 거머쥐었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백만장자가 된 그는 성매매, 섹스 파티, 마약 등 방탕한 생활에 빠졌고 불과 몇 년 만에 재산을 탕진했다. 2004년 코카인 소지와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을 살고 나오자 부인은 아이들을 남긴 채 떠났다. 정부 보조금으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던 캐럴은 지난해 자살을 시도했다가 친구에게 발견돼 겨우 목숨을 구했다. 두 번째 자살 시도였다. 건강을 회복한 그는 페인트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고지희·김현경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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