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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한국 TV대선광고, 왜 서로 물고 뜯지 않을까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오바마와 롬니 후보의 미국 대선은 ‘물고 뜯는’ 사상 최악의 비방광고로 얼룩졌다.

정치광고를 연구하는 웨즐레얀미디어 프로젝트는 오바마의 TV광고 중 86%, 롬니 TV광고의 79%가 네거티브 광고였다고 전했다.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상대의 약점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던 것이다.

그러나 2012년 한국대선의 TV광고는 다르다. 27일 첫 선을 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TV광고는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고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른바 ‘포지티브’ 전략이다.
박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유세도중 습격을 당해 중상을 입은 장면을 소개했다. 이 광고는 “남은 인생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으려 살아가겠다고 결심했다”는 내레이션을 담았다. 박 후보 측 변추석 홍보미디어본부장은 “유권자의 마음을 열기위해 감성적인 톤으로 접근했다”고 전했다.

문 후보의 첫 광고 ‘출정식’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일상을 담았다. 이어 ‘기회의 평등,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라는 후보의 핵심메시지가 등장한다. 문 후보 측 유은혜 홍보본부장은 “귀족 이미지의 박 후보와 보통사람인 문 후보를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포지티브 전략은 역대 대선에서도 줄곧 사용돼 왔다. 17대 대선국면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는 ‘욕쟁이 할머니’ 광고 등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TV캠페인을 진행했다. 16대 대선에서 주목을 모은 ‘기타치는 노무현’도 전형적인 포지티브 광고다. 브라운관 밖에서는 상대를 ‘실패한 정부의 실세’, ‘유신잔재’로 비방하던 양진영 후보들도 TV광고 속에서는 마냥 순하고 감성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선TV광고의 포지티브 전략이 제한된 광고횟수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대선에선 광고비와 광고편수가 무제한 보장되는데 반해, 한국은 광고기간과 횟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대선 TV광고는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2일 전까지 총 30회, 1회 1분을 초과할 수 없다. 김정현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한국은 법적규제 등으로 대선광고가 미국보다 활발하지 못하다. 상대후보를 비방하고 반박하기보다는 후보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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