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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구도ㆍ네거티브ㆍ지지율’ 3중고.. 해법은 ‘TV토론ㆍ安心’에
[헤럴드경제=홍석희기자] “먹히는 게 없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가 최근 사석에서 툭 던진 ‘푸념’이다. 공식 선거운동 이후 ‘선거구도 짜기’와 ‘네거티브 공방’에서 새누리당에 밀리고 ‘지지율 정체’까지 겹치는 ‘3중고’에 대한 푸념이었다. 문 후보측은 16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막판 역전 카드로 ‘TV토론’과 ‘안심(安心)’에 주목해달라고 주문한다. 수도권 지지율 변화는 TV토론을 통해, ‘안심’ 확보는 부동층 흡수를 가능케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문 후보측은 당초 이번 대선을 ‘과거 대 미래’, ‘박정희 대 노무현’의 구도로 전략을 짰다. 그러나 시작부터 꼬였다. 박근혜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27일)부터 문 후보를 ‘실패한 과거정권의 수장’으로 몰아붙이고,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유신시대의 잔재’라고 맞받으면서 ‘과거 대 미래’가 아니라 ‘과거 대 과거’의 프레임에 빠져든 것이다.

‘과거 대 미래’ 프레임 짜기가 여의치 않자 문 후보측은 이번엔 ‘정권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박 후보가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문 후보는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민생파탄에, 민생 실패에 책임이 없다고 한다.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하고 무책임한 정치”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 공격은 3~4일간 이어졌다. 문제는 박 후보가 이를 ‘현 정부 심판론’으로 쓸쩍 몸을 비틀며 피해버린 것이다. 박 후보는 지난 2일 강원도 유세에서 “노무현 정부든, 이명박 정부든 국민의 삶을 최고 가치로 뒀다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의원은 “박 후보가 일정부분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했던 것은 팩트다. 정권심판론이 쉽게 안먹히는 상대가 박 후보”라고 지적했다. 지난 총선때 ‘이명박근혜’ 조어로 작동시킨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도 결국엔 실패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 후보측의 ‘서민 대 귀족’ 프레임은 되레 역풍을 맞았다. 문 후보가 공개한 TV광고에서 문 후보가 앉았던 소파와, 착용했던 안경의 가격과 양말의 상표까지 공개되면서 ‘서민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후보검증 하자더니 소품검증만 한다”고 반박했고, 우상호 공보단장은 박 후보 친인척 일가의 재산이 1조3000억원에 이른다며 반박 공세에 나섰지만 이미 상처입은 ‘서민 대 귀족’ 프레임이 다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문 후보의 다운계약서와 관련한 ‘네거티브 공세’에서도 문 후보는 상처를 입었다.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 ‘갈팡질팡’으로 치달으며 문 후보 지지율도 정체상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40%초중반으로 집계된다. 박 후보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2~6% 가량 뒤지는 수치다. 문 후보측은 대선 막바지 ‘필승 카드’로 TV토론과 ‘안심(安心)’에 기대를 걸고 있다.

TV토론은 문 후보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것과도 관련돼 있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량이 있는 곳인데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TV토론 평가에 따라 당시 나경원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치고 올랐던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서울 광화문 유세를, 지난 2일엔 인천과 부천 지역을 방문했다.

‘안철수 변수’도 민주당의 필승카드로 제시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할 경우 문 후보의 지지율은 47.7%로, 박 후보(43.1%)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안 후보는 3일 해단식에서 향후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추후 함께할 선거운동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측 캠프 관계자는 “TV토론은 박 후보에 비해 ‘디테일’에 강한 문 후보의 우위가 드러날 것이다. ‘백의종군’을 언급했던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할 경우 다른 변수 모두를 합한 것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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