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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참여 바탕 사회적 경제 기틀 마련”-김우영 은평구청장 인터뷰
[헤럴드경제=황혜진기자]“전반기 성과요? 글쎄요. 이 예산가지고 낼 수 있는 성과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나마 주민자치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임기 중 가장 ‘뿌듯’하고 ‘자랑’스런 일입니다.”

서울시 25개 구청장중 최연소인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취임 2년여만에 외모가 많이 변해있었다. 깔끔했던 머리엔 흰머리가 눈에 띄었고 얼굴도 그새 주름이 몇개는 늘어난 듯 초췌해보였다.

김 구청장은 “되고 나서 보니 신경쓸 게 한두가지 아니다. 내가 원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매 순간이 도전이고 설득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요즘 내년도 예산을 짜느라 골머리가 아프다는 그는 최근에 새로운 고민거리 하나가 추가됐다고 했다. 지난 27일 시의회 각 상임위원회가 주민참여예산사업의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에 의한 고민이었다. 이로 인해 은평구는 배정된 총 40억원의 예산 중 36억원이 날아갔다. 은평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주민참여예산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으로, 이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열기도 남달랐다. 그래서 허탈함도 컸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비애를 느낀다”면서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해서 뭔가 하겠끔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주민들 스스로 해보겠다고 열의를 보이고 기준과 절차에 의해 사업의 당위성까지 인정받았는데 어떻게 이런 상황을 이해할수 있겠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내년도 자치구 조정교부금을 구청들의 요구(보통세 24%)보다 한참 아래인 보통세 20%로 규정한 서울시에 대한 서운함도 토로했다. 김 구청장은 “지금 상황만 본다면 지방자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단언했다. 그는 “직원들 월급주고 도로파손되면 고치고 수도관 동파되면 교체해야 하는 기본비용은 있어야 하지만 내년도 예산은 이 조차도 해결할수 없는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서울시가 지방자치강화를 중앙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구청 관계만 놓고 보면 시도 중앙정부와 다를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구청장은 “박원순 시장이 공약에 함몰돼 부채감축에 너무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면서 “과연 우선순위를 따졌을때 부채감축을 이 시점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해결해야 하는 부분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어두웠던 김 구청장은 표정이 ‘두꺼비 하우징 사업’에 대해 묻자 금새 밝아졌다. ‘두꺼비하우징 사업’은 기존 주택을 전부 헐고 아파트 일변도로 추진되는 기존 재개발 재건축이 아닌 기존 다세대 주택을 한꺼번에 아파트처럼 묶어 관리ㆍ정비하는 사업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정비사업 추진여부부터 정비방법 등을 모두 결정한다. 2011년 사업추진 이후 현재까지 총423가구의 가구가 이 사업을 통해 주택을 개ㆍ보수했다. 


사업목적은 주택 개ㆍ보수지만 효과는 그 이상이었다. 주민들이 지역을 위해 함께 논의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김 구청장은 “임기 중 가장 뿌듯한 일”이라며 “갈수록 주민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남은 임기는 앞으로 2년여. 김 구청장은 현실은 어렵지만 꼭 이뤄내고 싶은 사업이 있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통일을 대비해 남북교류활성화 추진시 은평구를 물류유통사업의 중심지로 부각시키는 것과 주민참여확대를 근간으로 사회적 경제를 확대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김 구청장은 “쉽지 않을 것이지만 주민이 함께하는 한 분명히 희망은 현실이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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