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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미꾸라지 한마리가~" … "이정희 빼라" - "속시원"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미꾸라지 한마리가 토론장을 흙탕물로 만들었다.”

‘좌충우돌’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지난 4일 18대 대선의 첫 TV토론의 주인공은 ‘빅2’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아니었다. 지지율 0.6%(헤럴드경제-리얼미터 조사)에 불과한 이 후보가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 후보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많은 유권자들도 시종일관 ‘독설과 노매너’로 일관한 이 후보에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날 이 후보의 발언들을 돌아보면 토론에 임하기보다는 ‘판을 깨러’ 나온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잃을 게 없는 이 후보로서는 당연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후보와의 상호토론에서 “나는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려고 나왔다”고 언급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공격만 되풀이했다.

그는 박 후보를 향해 “구시대 제왕 독재의 전형”이라면서 18세기 프랑스혁명 때 처형당한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기도 하고, “장물로 월급 받고 지위 유지하며 살아온 분”이라고 주장했다.

대북정책 토론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후보는 북한이 예고한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중요한 것은 북한이 계속 실용위성이라고 얘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안함 사건도 그렇지만 북한에서는 아니라고 하고 ‘남쪽 정부’에서는, 우리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북 책임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것”이라며 ‘남쪽정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후보의 토론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그는 박 후보에게 막말에 가까운 공격적 언사를 계속한데 이어 문 후보에게는 주어진 주제와 맞지 않는 질문을 던지다가 사회자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토론 중간에 말을 끊거나 “알고 말해야 합니다” “됐습니다”라고 쏘아붙이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 때문에 박-문 두 후보의 정책대결이 실종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는 토론회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역할은 했을지 몰라도 토론을 엉망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면서 “자신의 주장은 없이 상대방에 대한 공격에 급급한 모습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지지율 반전’을 노리던 문 후보에게도 오히려 마이너스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후보의 태도는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이탈만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문 후보 역시 이 후보와 선을 그으면서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오히려 기준점만 잃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권자들의 비난도 거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엔 “다른 후보 떨어뜨리려 나왔다는 후보를 또 봐야 하나”, “토론 못 나오게 해 달라”는 수백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반면에 일부 네티즌들은 “속 시원했다”,“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김용철 교수는 “남은 두 번의 TV토론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반복된다면 우리의 선거 문화 자체가 퇴보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bigroot@heraldcorp.com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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