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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카페’ 우리는 원두 볶아주는 사이
시뮬레이션게임 ‘아이러브커피’ 애니팡 누르고 매출 1위·1000만 다운로드…이대형 파티스튜디오 대표의 성공비결
친구 카페서 주문하고 청소해주고
소셜성 더하니 스마트폰서 진가발휘
카톡 출시후 매출 100억 달성

카페 열고 싶은 사람들 지갑 열어
1인당 평균 1만~2만원 투자

카페베네와 제휴도 성공적
프랜차이즈 카페들 러브콜 잇달아
中·대만·태국서도 인기 고공행진



“로스팅이 끝났습니다.”

직장인 박모(29) 씨는 요즘 ‘투잡족’이다. 사무직에 근무하는 박 씨는 출근 후 업무를 보는 틈틈이 스마트폰을 통해 작은 카페를 운영한다.

‘원두를 타기 전에 꺼내세요’ ‘샌드위치를 상하기 전에 판매하세요’라는 문자가 한 시간에도 수 차례씩 온다. 바쁜 와중에도 한 손은 스마트폰으로 향한다. 이미 한 달 사이 확장공사도 네 번이나 했다. 단골 손님에게는 기호에 맞는 서비스 음료를 제공하고 직원들에게 바리스타 테스트를 보게 하느라 하루가 부족하다. 가게가 확장되면 카카오톡 친구들이 내 카페에 방문한다. 모두들 부러워하는 카페가 되면 승진을 한 것마냥 뿌듯하다.

박 씨는 지금 카페 시뮬레이션게임 ‘아이러브커피’를 하는 중이다. 최근 ‘애니팡’을 누르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글로벌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인기 게임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카페 장사가 안 된다’며 애교 섞인 불만을 털어놓는 누리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애니팡’을 누르고 조용히 매출1위를 달성해 두 달 가까이 왕좌를 지키고 있는 비결은 뭘까.

이 게임을 제작한 파티스튜디오의 이대형 대표(34)는 “실제로 카페를 운영하면서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카페 운영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02년부터 직장생활을 하며 틈틈이 모은 돈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차렸다. 낮에는 게임 기업에서 일하고 밤에는 카페 관리를 했다. 일을 하면서 수많은 직장인들이 퇴직 후 작은 카페를 차리며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로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레카’를 외쳤다.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꼬박 6개월에 걸쳐 개발한 ‘아이러브커피’를 네이트 앱스토어에 론칭한 게 지난해 7월. 처음에는 일부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을 뿐 큰 호응이 없었다. 결과는 적자였다.

그러다 딱 1년 전인 12월 모바일 버전 준비를 시작했고, 애니팡을 개발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처럼 이 대표도 먼저 카카오에 스킨십을 시도했다. 카카오가 게임하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3월께 입수하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대형 파티스튜디오 대표는 자신이 카페를 운영했던 경력을 살려 카페 시뮬레이션 게임인‘ 아이러브커피’를 개발했다. 이 게임은 최근‘ 애니팡’을 누르고 매출 1위에 올랐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 대표는 “오히려 애니팡 같은 퍼즐류 게임이 이 정도 뜰 줄은 몰랐다”며 “아이러브커피에 소셜성을 더하니 상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올 여름 카카오톡을 타고 스마트폰에 등장한 이 게임은 10월 초 ‘애니팡’을 누르고 매출 1위에 등극했다. 실제로 ‘아이러브커피’ 이용자는 카카오톡에 출시된 이후 10배 가량 증가했고, 다운로드 건수도 20배 넘게 증가했다. 친구의 카페에 방문해 일을 거들어주면 게임머니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친구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고 청소를 도와주는 등의 소셜성은 PC보다는 스마트폰에서 빛을 발했다.

‘아이러브커피’에는 이용자가 돈을 쓰고 싶게 만드는 요소가 곳곳에 포진한다. 게임을 ‘열심히’ 해서 가게를 확장시키거나 더 예쁜 디자인의 가구를 구입할 수 있지만, 실제 돈을 지불하면 더 빨리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실제로 카페를 차리고 싶은’ 사람들이 돈을 쓰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이용자들은 평균 1만원에서 2만원 가량을 이 게임에 투자고 있으며, 일부 이용자 중에는 160만원을 쓴 사람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7월까지 적자였던 회사 매출은 현재 최소 50억에서 100억에 이른다. 여기에 영업의 달인답게 프랜차이즈 카페 ‘카페베네’와 제휴하는 등 게임을 오프라 인으로 확대하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전형적인 사업가 스타일이지만 사실 그도 개발자 출신이다. SK텔레콤에서 서비스되던 ‘컬러링 플러스’가 바로 그의 작품. 통신사에서 통신요금에 컬러링을 끼워파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얻었지만, 아무리 좋은 게임도 개발보다는 영업을 잘해야 된다는 교훈을 얻고 게임 회사 세일즈맨으로 직접 나섰다. 

다날, 제이투엠 등의 회사에서 일하며 게임을 해외로 수출하는 ‘해외영업’의 달인이 되었다. 특히 제이투엠에서 ‘레이스티’라는 게임을 중국, 대만, 태국 등에 진출시켜 태국에서 MMO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 경험 탓일까. 아이러브커피도 해외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바일에서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1000만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한국뿐 아니라 중국, 대만, 태국 등 4개국에서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대만에서 반응이 특히 좋다. 이 대표는 일본과 중국 등에서 본격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라인’ 등 해외진출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서도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 1위지만 아직 국내이용자 수가 400만에 불과해 이용자 저변을 넓히는 것도 그의 목표다. 이 대표는 “애니팡이 기록한 하루 접속자 200만이 목표”라며 “카톡이나 라인도 좋지만 이 게임은 텍스트가 많이 들어가는 게임이라서 자체 플랫폼 제작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카페베네’ 효과를 노린 프랜차이즈 카페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많은 카페들과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좋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달 중 파티스튜디오는 ‘아이러브비트’라는 새로운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러브커피보다 더 잘됐으면 한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게임 한류의 희망이 보였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사진출처=파티스튜디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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