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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스 달래주는 달콤함에 빠졌다…세계 대표 디저트가 각축전 벌이는 백화점 식품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불황 때문에 쇼핑객 찾기 힘든 백화점에서 유독 식품관에 구름떼 인파를 몰고 다니는 매장이 많아 화제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있는 슈니발렌 매장에는 줄이 끊이지 않는다. 이 매장에서 구매를 하려면 평일에도 20~30분씩 줄을 서는 것은 기본이다. 영플라자 3층에 위치한 공차 매장은 점심 시간만 되면 층을 한 바퀴 돌 정도의 줄이 생긴다.

이름조차 생소한 이 매장엔 어떤 비결이 있길래 요즘 같은 불황기에 손님들을 줄세우는 걸까.

대박 매장의 공통점은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디저트 매장이라는 점이다. 백화점 내 디저트 매장은 몇 년 전만해도 케이크나 쿠키, 한과 종류를 2~3군데 들여놓는 것에 그쳤지만 1~2년여 전부터 디저트 시장이 급성장 했다. 컵케이크, 마카롱 등으로 구색을 늘려온 디저트 매장은 최근에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메뉴들이 각축전을 벌일 정도로 다양해졌다.


롯데백화점만 해도 최근 슈니발렌, 공차 등 다양한 국가의 디저트를 소개하고 있다. 슈니발렌은 독일 로덴부르크 지역의 전통 과자로,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인 후 둥글게 말아 튀긴 후 것이다. 슈니발렌이 다른 과자와 차별화되는 점은 망치로 깨 먹는 과자라는 점이다. 여러 겹으로 감싸져 있는 과자를 망치로 깨 먹는다는 재미 덕분에 연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롯데와 현대, 디큐브시티 등 여러 백화점에 매장을 낸 공차는 대만에서 유명한 버블티 브랜드다. 중국 왕실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차는 다양한 차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우유 거품을 올리거나 펄이라 불리는 타피오카를 추가하는 식으로 음료를 만들어 팔고 있다. 당도, 얼음의 양, 타피오카 등을 고객이 직접 조절할 수 있어 맛과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에서 홍콩의 페닌슐라 호텔 부티크의 베이커리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케이크와 타르트 등 홍콩과 도쿄에서 검증된 인기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무역센터점에는 1926년부터 시작된 벨기에의 유명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 매장이 있다. 고디바 매장도 인근 직장인과 쇼핑객들로 인해 점심 시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이들 디저트 매장들은 매출에서도 제법 쏠쏠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8월 국내에서 슈니발렌을 처음으로 소개했던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슈니발렌 매장이 매달 매출 목표보다 50%씩 초과성장 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전월 대비 100%, 지난 10월에는 9월보다 20%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을 정도다.

디저트 메뉴는 객단가가 4000~8000원 선으로 매우 낮지만, 식사 후나 간식으로 디저트를 즐기는 이들이 꾸준히 늘면서 매출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식품관 전체 매출 중 디저트 매출이 2010년 12.1%에서 올해 13.0%로 늘었다. 디저트 메뉴 가격이 식품관 구매 비용에 비해 매우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꾸준한 상승세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디저트의 인기는 젊은 소비자들이 디저트에 익숙해지면서 디저트 사는 데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 등 외국과 접하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독특한 디저트를 경험해본 이들이 늘어난 것도 디저트 열풍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세계 각국의 독특한 디저트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최근 유통 트렌드인 ‘재미(fun) 마케팅’의 일환으로 꼽히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에는 맛 뿐만 아니라 독특한 스토리가 있는 디저트류가 특히 인기”라며 “단 시간에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끌어야 하기 때문에 디저트류 구색도 자주 바뀌는 편”이라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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