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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 주원> 리더의 삼심(三心)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
어떤 회식 자리에서 한 분이 퀴즈를 냈다. 조직에서 큰 재력이나 권력을 가지고 이른바 잘나가는 고위층이 되려면 반드시 삼심(三心)을 갖춰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었다. 그에 따르면 최상위 리더들의 삼심이란 욕심(慾心), 의심(疑心), 변심(變心)이라는 것이다.

설명인 즉,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재력과 권력에 대한 ‘욕심’이 커져 이를 충족시키기가 여간 해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아무리 충직하게 상사를 모셔도 리더는 매사에 ‘의심’을 놓지 않는 속성이 있어 내부의 충언보다는 외부의 달콤한 말에 더 귀를 기울이니 섭섭해 하지 말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항상 마음이 바뀌어 이미 했던 말을 뒤집는 ‘변심’이 있으니 너무 믿고 따라가다가는 언젠가 배신당하고 상처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뒤집어보면 ‘삼심’이란 리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욕심이란 단어는 스스로 주체를 못하고 남에게 피해를 줄 때만 나쁜 단어다.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중도에 포기하는 직장인들을 보면 더 높은 것을 실현하기 위한 불편을 감수하기보다는 현재의 안락함에 더 안주하는 약한 의지를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욕심을 좋게 표현하면 ‘열심(熱心)’으로 바뀐다. 욕심은 더 높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성공한 분들은 끊임없이 열정의 에너지를 전파하며 열심히 산 분들이다.

의심이라는 단어도 알고 보면 ‘호기심(好奇心)’의 일부분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사람과 물건에 대한 동경은 기존의 익숙한 것에 지속적인 의문을 가지고 그 궁금증을 해소해 나가야 충족된다. 기존의 것에 대한 의문 제기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창출될 리 없다. 리더의 사람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은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해 함께할 수 있게 해준다.

변심은 자신의 마음이나 말을 바꾸어 상대방의 기대를 배신하게 한다. 변심보다 더 좋은 단어가 없을까 사전을 찾아보니 큰 변화를 꾀하는 마음, ‘혁심(革心)’이라는 단어가 있다. 변화는 최근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꼽히는 항목이다. 잘못된 것을 빨리 바로잡아 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너무도 급변하는 환경에 순발력 있게 맞춰나가려면 리더는 마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머리 속까지 다 바꿔야 한다. 다만 이 변화의 필요성을 아래 직원들과 소통하는 부분이 약하다면 변덕스러운 리더로 보이게 될 것이다. 열심, 호기심, 혁심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아무래도 혁심이다. 호기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안정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과 상반되는 ‘혁심’은 큰 리더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이 아닌가 싶다.

독자 여러분들은 본인의 상사가 과한 욕심을 좇기 위해 주변을 의심하고 항상 변심만 한다고 불만만 가질 것 인가, 아니면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끊임없는 호기심, 그리고 새로운 것에 맞춰 변화하는 리더들의 능력을 따라갈 것인가. 당연히 후자의 긍정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의 장을 맡고 있는 필자 또한 역으로 반성해 본다. 나를 따르는 직원들이 볼 때 나는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아무도 믿지 않고 수시로 빈말만 하는 상사가 될 위험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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