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심리적 표차는 0.001%... 대통합ㆍ민생ㆍ외교안보 과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당선은 결국 급진적 변화보다는 현실에 기반을 둔 점진적 변화에 대한 선택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박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진보세력까지 아우르려 한 노력, 노무현 정부시절 극심한 국론분열에 대한 중도층 및 노장년층의 거부감이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무차별적 복지보다는 국가경쟁력과 재정건전성을 충실히 해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발현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다만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질 정도로 분열된 국론을 수습해 안정적 국정동력을 마련해야한다는 점은 박 당선인이 풀어야할 숙제가 됐다.

▶ 검증된 박근혜에 대한 신뢰가 승인=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높은 투표율인데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일반적인 정치 상식을 넘어서서 국민들의 표심이 안정적 변화를 바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박 당선인은 오랜기간 정치에 몸담고 있어서 정치적 경험도 많고, 인지도도 높을 뿐 아니라 당대표도 했고 당내기반도 강했다”며 “특히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감이 컸던 것은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이다”라고 평가했다.

투표율을 높이는 게 진보와 젊은 층이라는 그 동안의 공식이 깨진 것도 박 당선인의 승리 원인으로 꼽혔다.

양 교수도 “젊은층의 투표도 높아졌지만 노년층이 투표를 더 많이 했고, 특히 서민들 중에서 보수 성향의 중산층들이 투표를 해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게 유리하다는 통설적인 가설을 깼다”고 요약했다. 헤럴드경제의 시뮬레이션결과, 50대 투표율은 80%대 중반, 60대 이상은 9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기록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정치참여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져서 투표에 참여했다기 보다는 양 세력 이념구도로 재편되다보니까 서로 상승적으로 결집하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48% 껴안는 ‘대통합’이 최대 숙제=51.5%의 득표로 첫 과반, 역대 최다득표 대통령이 됐지만, 48%의 비지지층을 어떻게 껴안아야 할 지는 박 당선인이 가진 가장 큰 숙제다. 75.8%로 투표율이 높았다지만 그래도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에 표를 던지지 않은 유권자는 전체의 61%에 육박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심리적표차는 0.01%이기 때문에 문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의 좌절감, 허탈감, 실망감이 너무 클텐데, 이게 여론으로 분출되면 새 대통령이 국정운영하는데 애를 많이 먹을 것이다”라며 “자기권력 내려놓고 분산시키는, 새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즉각적인 반발에 부딪힐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한국선거학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욱 배제대 교수는 “진보세력이 비록 졌지만 상당히 대등한 대결을 했고, 보수의 분열없이도 보수와 진보가 거의 비등한 구도를 보였다는것이 평가할만 하다”며 “통합이라는게 말로만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기한테 다 모이라는 통합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통합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인 아닌 국정최고책임자…현안 산적=지난 15년간은 ‘정치인 박근혜’였다면 이제는 ‘국정최고책임자’로 역할이 바뀌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당선됐지만, 이젠 국민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정당의 틀을 넘어서 국정을 운영해야한다는 뜻이다.

19일 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축하행사에서 박 당선인이 3대 약속 가운데 ‘약속’, ‘대통합’에 앞서 민생을 둔 것은 앞으로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을 암시한 대목이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뜻이다. 이는 대선 초반 ‘경제민주화’를 앞세우던 박 당선인이 막판에는 ‘국민행복’을 강조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최진 소장은 “중산층이나 서민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김용철 교수는 “민생경제 문제인 가계부채해소, 사교육비 및 보육 경감, 중산층 재건 등을 책임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박 당선인이 공언한대로 1차적으로 탕평인사를 통한 가시적인 대통합을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 과정에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외교ㆍ안보분야는 대통령만이 가진 가장 무거운 임무다. 당장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대응 등 남북관계 재정립이 시급하고,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3강의 새 정부 구성에 따른 외교의 새 틀짜기도 서둘러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5년여간 퍼스트레이디로서의 경험은 박 당선자가 가진 소중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홍길용ㆍ김윤희ㆍ양대근 기자, 이정아 인턴기자/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