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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거래로 50% 싸게 팝니다”…주부 울리는 분유사기
돈만 입금 받고 연락 끊어
주부 김미영(33ㆍ가명) 씨는 지난달 21일 인터넷 중고물품 직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아기 분유를 싸게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봤다. 비싼 분유 가격에 한푼이 아쉬웠던 김 씨는 곧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해 분유 ‘앱솔루트 명작 2단계’ 2상자 구매를 문의한 뒤 10만원을 입금했다.

판매자는 다음날 낮 12시에 물건을 발송한 후 송장 번호를 알려주기로 했다. 하지만 입금 후 며칠 동안 판매자와 연락이 안 됐다. 김 씨는 그제야 사기당한 것을 알아챘다.

분유 값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주부들의 심리를 이용한 분유 판매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 등에서 분유를 30~50% 싸게 판매한다고 속인 뒤 돈만 받고 잠적하는 사기 신고가 경기 김포경찰서, 인천 부평경찰서 등 전국 경찰서에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 접수된 분유 판매 사기 피해 사례는 지난해 11~12월 두 달 사이에만 220건, 피해금액은 4000만여원이 넘는다.

이 사이트에 등록된 분유 사기꾼만 해도 25명에 달하고, 분유 판매 사기에 피해를 당해 집단 대응에 나선 인터넷 카페도 5곳에 가입회원이 1000여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서울에서는 주부 134명을 속인 분유 사기범 A(24ㆍ여) 씨가 검거되기도 했다. A 씨 등 3명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에 분유를 싼값에 판다고 속이고 돈을 받은 뒤 물건을 보내지 않는 수법으로 2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분유 판매 사기 피해자인 주부 최모(31) 씨는 “아기를 돌봐야 하는 주부들이 사기를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돼 분유 판매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은 대부분 분유 값을 아끼려는 저소득층이 많아 타격이 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청 관계자는 “너무 저렴한 물품은 의심부터 해야 한다. 입금 전에는 판매자의 연락처와 이름, 계좌 번호 등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넷두루미’나 ‘더치트’ 등에서 검색해보라”면서 “결제도 계좌 이체보다 안전 거래 사이트를 통해서 하는 게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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