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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 청소부들 재활용품 모아 2년째 기부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서울 중구청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위생원 12명이 재활용품을 모아 판 돈을 2년째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이들 중 6명은 한 달에 120시간을 일해 80만원 정도를 버는 계약직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재활용품을 골라내는 추가 작업으로 작년 한 해 585만원을 모았다.

이 일에 앞장선 사람은 중구청 위생원실 김용화(43) 반장. 김 반장은 오전 6시 출근해 공무원들이 출근해 근무할 수 있도록 구청 본관을 시작으로 구석 구석을 청소하는 일로 일과를 시작한다.

김 반장을 비롯한 위생원들은 구청 광장, 화장실, 복도, 계단 청소 등 기본 업무를 마친 다음 나머지 시간을 쪼개 재활용 작업을 벌였다.

이들이 처음 재활용품을 처분해 번 돈은 한 달에 약 10여만원. 이 돈은 처음에는 위생원들의 간식비로 쓰였지만 김 반장은 2010년부터 일반 쓰레기통에서도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들은 종량제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쏟아놓고 병, 캔, 플라스틱을 일일이 분리했다. 여유가 생긴 봉투에 쓰레기를 눌러 담다 보니 쓰레기봉투 구입비도 줄고 한 달에 1t도 안 되던 재활용품 분리수거는 2t까지 늘었다.

들어오는 돈도 월 30만원이 넘기 시작해 은행에 모아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 동안 800만원을 모았다.

이들은 2011년 800만원을 기탁한 데 이어 작년에 모은 585만원도 지난 12월20일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보내기’ 행사 때 기부했다.

김 반장은 “민원인들이 청소한다고 우리를 무시하고 욕할 때는 서럽기도 하지만 우리보다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보탬이 된다면 그런 설움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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