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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만 · 불화 · 불통…‘3不정치’ 끝내라
불만의 시대 - 99%를 위한 정치개혁 프로젝트 <1>
사회갈등 조정하는 국회
99%의 편에 서는 대통령
민의를 정책화하는 정당…

대립·갈등대신 통합·신뢰로
정치 환골탈태 마지막 기회



2012년 12월 19일, 국민들은 안철수의 ‘새 정치’를 덧입은 문재인 후보 대신 박근혜로 대변되는 기성 정치권에 칼자루를 쥐여줬다. 역대 최초의 과반지지 대통령 탄생은 한국사회를 멍들게 한 기성정치권의 ‘3불(불만ㆍ불화ㆍ불통) 정치’를 ‘결자해지(結者解之)’하라는 엄중한 명령이다.

이날로부터 꼭 10년 전, 광화문은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환호성을 지르는 ‘노사모’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던 이들 국민 사이엔 “이제 어떻게 사냐, 이민 가야지”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관련기사 4·5면

‘노무현의 정치’는 2007년 심판받았고, 2012년 광화문 광장은 빨간색 물결로 바뀌었다. 여기에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자발적으로 모인 5060세대의 보기 드문 축하 행렬은 ‘박 당선인이 풀어주겠지’라는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2012년에도 이 같은 기대의 반대쪽에는 “이제 어떻게 사냐, 이민 가야지”라는 말이 되풀이됐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통치와 지배, 이에 대한 복종ㆍ협력ㆍ저항 등의 사회적 활동이다. 그 활동이란 ‘모든 대립을 조정하고 통상적인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결국 조정과 질서가 정치의 실제다.

3불의 한국정치는 ‘반(反)조정’과 ‘반질서’가 낳은 대립과 갈등의 괴물이다. 이 괴물이 한국정치 세 솥발인 대통령ㆍ국회ㆍ정당을 쥐락펴락했다.

99%의 편에 서야 할 대통령은 1%의 대변인으로 전락하고, 정당은 계파 싸움으로 누더기를 뒤집어쓴 집단행동의 수괴가 된 지 오래다. 국회는 몸싸움도 모자라, 해머와 최루탄까지 난무하는 날치기의 아수라장일 뿐이다.

그래도 국민은 정말 인내심이 깊다. 기성 정치인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정도로. 그런데 이번이 마지막이다. 국민들은 ‘안철수 현상’에서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분출했다. 역대 제3후보 가운데 안철수는 가장 강했다. ‘안철수’가 강했던 게 아니라,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그만큼 강했다.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국회로, 99%의 편이 되는 대통령, 민의를 살피고 이를 정책화하는 정당,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국회가 되지 못하면 결국 ‘분노의 투표’밖에 없다. 20세기 정치혁명인 4ㆍ19, 6ㆍ29는 ‘피’의 결과였지만, 21세기 정치혁명은 ‘표’에서 비롯된다.

한 정치권 인사는 “2002년 3김(金) 정치가 끝나면서 한 단계 발전하리라던 정치는 3불 정치로 돌연변이하며 이미 국민들의 실망감은 임계치에 도달했고, 안철수 현상은 이 같은 국민들의 실망과 새 정치에 대한 열망에 다름 아니다”며 “정치권이 3불 정치를 넘어 통합, 신뢰, 상식의 새 정치를 만들어 낼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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