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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가구도 ‘마리아주’가 있다?..가구거리에 나온 그림들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와인과 음식에만 ‘마리아주’(mariage,조합)가 있는 건 아니다. 그림과 가구에도 분명 마리아주가 있다.

내 집, 내 아파트를 멋지게 꾸미고 근사한 가구까지 들여놓았다면 이제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골라야 할 순서다. 가구와 그림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제대로 마침표를 찍은 거라 할 수 없다. 혹자는 그래서 그림을 먼저 수집한 후, 그에 어울리는 가구를 고르기도 한다. 쉬울 듯하지만 두가지가 멋진 조합을 이루기란 사실 간단치 않다.

그림과 가구의 새로운 조합을 보여주는 전시가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의 한 가구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 청담동의 갤러리세인(대표 정영숙)이 주관하고, 논현동의 디사모빌리가 주최한 아름다운 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그림 • 가구 예술향유’전이 그 것이다. 디사모빌리 전시장 1층에서 6층까지 각 층에는 박영하, 이돈순, 이용석 작가의 각기 다른 그림 25점이 가구들과 함께 어우러졌다. 전시를 위해 작품들이 갤러리 밖으로 외출을 한 셈이다. 


중견작가 박영하의 담백한 추상화 ‘내일의 너’는 남해의 쪽빛 바다를 연상케 하는 푸른 패브릭 소재의 미니멀한 소파와 부드러운 조합을 보여주고 있다. 무심한 듯 둥근 점 하나가 그려진 박영하의 또다른 작품은 갈색 침대 세트와 어우러지며 격조있는 공간미를 뿜어낸다.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작은 못을 사각의 패널에 무수히 박아 커다란 꽃 그림을 제작하는 이돈순의 자줏빛 꽃 작품은 강렬한 빨강 소파와 함께 했다. 현대적 느낌이 물씬 나는 소파에 어우러진 금속 꽃 작품은 묘한 아우라를 더해주며 공간에 긴장감을 감돌게 한다.


또 동양화용 붉은 먹, 즉 주묵(朱墨)으로 붉은 정원과 식물원, 코끼리 등을 그리는 이용석의 작품 ‘붉은 정원’은 베이지색 가죽 소파와 한 세트를 이뤘다. 편안한 느낌의 가죽 소파와 어우러진 그림은 차분한 실내에 ‘세련된 활기’를 더해준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세인의 정영숙 대표는 “가구와 그림이 함께 하는 공간은 사물과 사물의 결합이 아니다. 디자이너의 예술정신이 발현된 가구는 예술 오브제이고, 예술가의 유일성이 강조된 창작품은 그대로 예술이기 때문이다”며 “아직도 가구와 그림을 그저 인테리어 소품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어 아쉽다. 예술오브제와 예술작품이 만나는 거실이며 사무실이야말로 ‘공간의 예술적 통섭’이 시작되는 곳인데 말이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3월17일까지 열린다. 02)3474-7290(갤러리세인), 02)512-9162(디사모빌리).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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