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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 - 김학수> 선거열풍 체육계, 대결보단 화합을
해방 이후 스포츠계는 정ㆍ재계 인사들과 스포츠맨들이 대한체육회장과 각 가맹경기단체장을 좌지우지했다. 신익희 조병옥 이기붕 이철승 노태우 등 당대 최고의 정치인, 정주영 김우중 이건희 최원석 박용성 등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대한체육회장과 각 경기단체장을 도맡았다. 또 이상백 김운용 김종열 김종하 등 경기인 출신들도 대한체육회장을 역임했으며 각 경기단체장을 지냈다.

한국스포츠가 2012 런던 하계올림픽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등에서 세계 스포츠 강대국의 면모를 한껏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은 피땀을 흘린 스포츠맨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아울러 물질적ㆍ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ㆍ재계 인사들의 공헌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력한 정ㆍ재계 인사들은 스스로 출연금을 내놓거나 스포츠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도록 체육 진흥 정책을 입안하는 등 직ㆍ간접적으로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했다.

정ㆍ재계 인사들이 단체장을 맡을 경우 스포츠외교와 행정에 치중하고, 경기인들이 회장으로 취임하면 경기력 향상과 선수 저변 확대에 주력한 양상을 보였다. 각기 대조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스포츠 발전이라는 큰 틀을 이끌면서 순기능적인 역할을 했다.

새해 들어 스포츠계에서 선거 열풍이 거세게 밀어닥치면서 정ㆍ재계 인사와 경기인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4년마다 찾아오는 선거의 해를 맞아 정ㆍ재계 인사들은 체육단체장으로서 정치적ㆍ개인적 이득을 고려해 출마하고, 경기인들은 “이제는 우리에게 맡겨야 한다”며 경기인 단체장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양상이다.

대한체육회장은 박용성 현 회장의 재선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유정복 국민생활체육회장, 국제축구연맹 부회장과 대한축구협회장을 역임했던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 정치인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탁구 영웅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과 정통 유도인 출신으로 용인대 총장인 김정행 대한유도회장 등 경기인들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해 대한체육회에 버금가는 규모를 갖춘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프로축구연맹 총재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윤상현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 정ㆍ재계 인사와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등 경기인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대한배구협회도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임태희 현 회장이 재선 의사를 밝힌 가운데 중고배구연맹회장인 신장용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태권도협회는 지난달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회장의 거취 여부가 주목되고 있으며, 대한농구협회는 이종걸 회장이 경기인들의 거센 반대 속에 연임에 도전할 기세다.

역대 대한체육회 및 가맹 경기단체장이 정ㆍ재계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던 만큼 정ㆍ재계 인사들과 경기인들이 대립과 대결보다는 화합과 단합을 이루며 이번 회장 선거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체육계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참다운 인사들을 새 수장으로 추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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