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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처방전, 자연에 있다”
국민의사서 촌장으로 변신한 이시형 박사 ‘자연치유법’…산행·명상·식이요법 등 뇌과학 접목한 힐링파워 소개
‘국민의사’에서 홍천 ‘선마을 촌장’이 된 이시형 박사가 지난 10년간 산에서 배운 지혜와 치유의 삶을 담은 에세이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자음과모음)를 냈다.

매년 2, 3권의 책을 써내는 다작의 저술가로서 이번 책은 69번째 낳은 책이지만 소중함은 남다르다. 그는 오래도록 산을 그려보고 싶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50년대 대학시절까지 닿는다. 해인사 홍제암에서 “참선한답시고 스님들 흉내내며” 한여름을 지내기도 했지만 그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으며 그에게 삶의 방향을 다시 설계하도록 이끈 것은 46세 때. 열세식구의 가장노릇을 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돌격대의 세월 후 그에게 남은 것은 무너진 몸이었다. “내 무릎은 노인성 퇴행성 관절로 지팡이 신세를 져야 했고 허리디스크로 앉지도 못하고 서맥으로 인한 현기증”에 시달렸다고 그는 고백한다. 약 보따리에 치여 살면서 이게 아니다 싶었다. 이 박사는 자연치유력을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생활습관을 바꾸며 방어체력 증강에 힘썼다.

그러다 주위를 돌아보니 자신과 같은 이들이 즐비했다. 그가 깊은 산골에 자연의학 캠프, 선마을 힐링센터를 세운 이유다. ‘이젠, 다르게~’는 산생활에서 얻은 지혜와 경험, 선마을 이야기를 담았다.

이 박사는 23일 인사동에서 책 출간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갖고,“이젠 산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경주하듯 우르르 떠들며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서 벗어나 혼자 음미하며 산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에 오르는 모습에서 한국의 발전과정, 한국인의 특성을 읽어낸다.

전력질주하며 달려와 경제규모 10위권이 됐는데 더 올라가야 한다고 끝장을 보려 하는 모습이 산행과 닮았다는 것이다. “등산심리에 젖어 있어서 그런 거예요. 이젠 내려갈 준비를 해야 해요.마이너스 성장을 생각해야 합니다. 산에 오르는 것보다 내려올 때 다치기 쉽습니다. 하산도 잘 우아하게 해야지요.”

그는 혼자 산에 가길 즐긴다. 개울가 평상에 누워 낮잠도 자고, 명상도 하고, 누워 하늘도 쳐다보고, 원고도 쓴다.이런 산행명상은 선마을 인기 프로그램이다. 아침 6시에 산에 올라 바위와 꽃을 느끼고 음미하며 한 걸음 한 걸음을 음식 씹듯이 걷는 거다.

 
“인간은 흙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약해지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지는 생명 그 자체입니다. 맨발로 땅
을 밟으면 엄청난 대지의 생명력이 그대로 몸에 전해집니다. 흙에 털썩 주저앉아 보세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본문 중)

깊이 생각하고 천천히 걷고 심플한 마음과 삶은 산에서 배우는 지혜다. 선마을에 오는 이들의 상당수는 산과 멀어져 지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들이 외부환경과 차단된 속에서 2박3일 생활하며 새로운 습관을 익히다 보면 저절로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 무엇보다 먹는 것이 바뀐다. 경남 고성에서 짓고 있는 생명환경농법 그대로 농사 지은 것들로 밥상을 차린다. 도시로 돌아오면 환경은 그대로지만 생활습관은 80% 이상이 바뀌는 걸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는 싱겁게 먹기, 한 입에 서른 번 씹기, 30분 걸려 먹기를 강조한다. “꼭꼭 오래 씹으면 세로토닌이 분비돼 저절로 다이어트가 된다”고도 조언한다.

숲 자체가 갖고 있는 치유력도 소개했다. “숲에 와서 암환자들이 낫습니다. 물소리에서 폭포 음이온이 생깁니다. 맑은 물소리,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새소리 등이 불규칙적이면서 규칙적인 우리 뇌를 가장 편안하게 해 줍니다.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면서 암도 치유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선마을에 들어오고자 하는 암환자가 수십명 대기상태다.

이 박사는 “사람들이 산을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산의 깊이와 무게를 가슴에 와닿게 쓰고 싶었는데 뒷동산도 미처 그려내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내 철학적 깊이가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워요. 누군가가 거산을 그려냈으면 좋겠습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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