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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켈슨은 두얼굴의 사나이?
美 세금문제 불만 토로 황급히 사과해 화제…‘모범생 이미지’ 뒤엔 경기 불참·코스 비난 등 거침없는 행동
‘왼손 황제’로 불리는 필 미켈슨은 우즈처럼 폭발적인 스윙이나 몰아치기 능력을 보여주는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환상적인 숏게임을 앞세운 뛰어난 기량과 가정적인 이미지로 많은 미국인의 사랑을 받는다. 한 마디로 톱스타치고는 엔터테이너 같은 면이 많지 않은 수수한 인상이다.

하지만 최근 미켈슨이 세금 문제에 대해 강력히 불만을 터뜨렸다 황급히 사과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켈슨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파머스인슈어런스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정부의 연방세금과 자신이 거주하는 샌디에이고가 속한 캘리포니아 주의 세금이 인상되면서, 수입의 최대 60%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할 상황이라며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켈슨은 “공교롭게도 내가 연방과 주 정부의 표적이 되는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른 주로의 이주는 물론 외국으로의 이주까지 포함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이 세금 문제로 이주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얼마전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 파르디외가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떠났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여권까지 받았다. 

전형적인 모범생 이미지로 많은 미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미켈슨이 최근 세금 문제에 대해 강력히 불만을 터뜨렸다 황급히 사과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자 미켈슨은 하루 만인 23일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다며 사과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전형적인 모범생 이미지의 미켈슨의 경우는 뜻밖이다. 불만이 있으면 조용히 이사를 가는 편이 미켈슨 스타일로 보인다.

하지만 골프다이제스트는 미켈슨이 ‘범생이’ 이미지와 달리 ‘할 말 하는 독설가’라고 설명한다. 과거 미켈슨이 예상 외로 거침없는 발언을 해왔다며 이번 세금과 관련된 불만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미켈슨은 2007년 US오픈이 열리는 오크몬트CC에서 연습 도중 러프에 채가 걸리면서 손목부상을 당했고, 결국 11오버파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컷탈락했다.

당시 미켈슨은 대회를 주관하는 USGA(미국골프협회)를 향해 “러프를 지나치게 길렀고, 이 때문에 심각하게 위험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억울한 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프로선수가 할 변명치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워터해저드가 차서 심장마비 걸릴 뻔했다고 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그 해 처음 열린 페덱스컵 시리즈에서도 미켈슨은 ‘성깔’을 부렸다. 당시 첫대회 7위, 두 번째 대회 우승으로 최종우승에 다가서던 미켈슨은 팀 핀첨 커미셔너에게 대회 포맷에 대한 조언을 했다. 하지만 핀첨이 이를 귀담아 듣지 않자 최종전에 덜컥 불참해버렸다. 지난해에도 대회 도중 갤러리 통제 문제로 핀첨에게 문자로 항의했던 미켈슨이고 보면 충분히 납득이 된다.

2011년에는 코스 설계가 리스 존스를 비난했다.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이 열렸던 애틀랜타 어슬레틱코스는 파3홀인 15번홀이 265야드에 달하는 등 엄청난 전장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미켈슨은 “현대의 코스 설계가 골프라는 게임을 어떻게 죽이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선수는 그렇다치고, 일반 아마추어는 도대체 어떻게 라운드를 하라는 것이냐”고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성적으로는 관심권 밖에 밀려나 있던 미켈슨이 당분간 화제를 모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 세금 문제에 열받은 미켈슨이 이사를 할지, 노련한 세무전문가를 고용할지는 알 수 없지만….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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