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어문제같은 서술형 수학문제…생활속 체험 글 · 그림으로 표현
개정 교육과정 대비법
“우리 주변에서 대칭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람개비는 점대칭의 형태이고, 코스모스는 선대칭과 점대칭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자연이나 여러 가지 물건의 모습에서 대칭이 되는 것을 찾아보고 대칭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하며 ‘사람도 자연도 대칭을 좋아해’라는 제목으로 간단한 글을 자유롭게 써보세요.”

처음 이 문제를 보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이것이 수학문제인지, 국어문제인지 아리송하다. 초등학교 5학년 수학 문제집에 나온 서술형 문제다. 앞으로 수학에서는 정답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학적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이 같은 변화에 학부모들은 지금까지 답만 잘 구하면 되었던 수학 과목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많다.

하지만 수학 교육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변화되는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제대로 준비를 한다면 오히려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하고 학습효과도 높여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학일기, 글짓기 등 ‘나만의 수학활동’을 통해 수학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학 내용을 표현하고, 느낀 점을 글로 기록하는 것이 수학일기다. 보통의 일기와 다른 점은 감정을 이끌어내는 소재가 ‘수학’이라는 것이다. 일기를 쓰기 전 오늘 수업시간이나 문제집을 풀며 공부한 것 중 무엇을 일기에 기록할지 생각해보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내용이나 어려웠던 부분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자신의 하루를 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학 내용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다.

수학 개념이나 문제가 아니더라도 생활 속에서 문득 수학적 사고를 했던 경험이나 우연히 떠오른 수학 궁금증, 친구와 함께한 수학놀이 등도 소재가 될 수 있다. 수학을 일기로 옮긴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수학공식이나 개념을 늘어놓는 딱딱한 내용이 아닌 수학이 싫은 이유나 어려운 점 등 느낀 점을 솔직하게 적는다면 수학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할 수 있다.

글로 풀어 쓰지 않더라도 도형, 그래프, 도표 등을 이용한 그림을 그리거나 4컷 만화 그리기 등 본인이 잘하고 좋아하는 형식으로 수학일기를 써도 좋다. 수학 글짓기에서 중요한 것은 글 자체의 완성도나 글쓰기 실력보다 수학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에 바탕을 둔 창의적인 글이다. 가령, ‘평행’이라는 개념이 있다면 무엇을 평행이라고 하는지, 주변에서 무엇이 평행이 되는지, 평행이기 때문에 안 좋은 것과 좋은 것, 평행이지만 평행이 아니었으면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지 다양하게 떠올려 보면서 글을 써보도록 한다.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나 일상 생활에 숨어 있는 수학을 소재로 한 수학도서를 읽은 후에는 줄거리나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 새로 알게 된 점, 더 알아보고 싶은 점 등을 글로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조경희 시매쓰수학연구소장은 “수학교과 개정으로 평소 책을 많이 읽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다져놓은 아이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수학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로 표현해보고 글로 정리하는 연습이 사고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활동이며, 이런 습관은 자연스럽게 자기주도학습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