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세계랭킹 1위ㆍ세르비아)가 동갑내기 앤디 머레이(3위ㆍ영국)를 꺾고 호주오픈 3연패를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2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000만 호주 달러) 남자 단식 결승에서 머레이를 3-1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1년을 시작으로 지난해 라파엘 나달(4위ㆍ스페인)과 5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연속 우승을 이룬 조코비치는 이로써 호주오픈 사상 최초로 남자 단식 3연패를 기록했다.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에서 수집한 6개의 우승 트로피 가운데 호주에서만 4개를 가져가며 호주를 ‘약속의 땅’으로 만들었다.

또한 머레이와 상대전적에서 11승 7패로 앞서나갔다. 특히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1승 1패로 팽팽하던 균형도 조코비치 쪽으로 기울었다.

조코비치와 머레이는 모두 1987년 생이지만 먼저 두각을 나타낸 건 조코비치였다. 조코비치는 2008년 호주오픈에서 로저 페더러(2위ㆍ스위스)를 꺾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특히 2011년 호주ㆍ윔블던ㆍUS오픈을 석권하며 페더러와 나달의 굳건한 양강체제를 허물었다. ‘황제’ 페더러는 30대를 넘으며 조금씩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고 독주 체제를 갖추던 나달은 강인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조코비치에 2011년 윔블던과 US오픈 결승에서 무릎을 꿇으며 흔들리고 있다. 나달은 지난해 당한 부상 탓에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조코비치에 가려져 있던 머레이는 지난해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윔블던오픈에서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페더러에 막혀 준우승에 그치자 눈물의 인터뷰를 하며 독기를 품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메러이는 US오픈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번 결승에서 조코비치는 실책을 61개 범해 머레이(46개)보다 많았지만 자신의 서브 게임을 하나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머레이는 이틀 전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상대로 4시간 접전을 겪은 탓에 4세트 들어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물집까지 잡히는 불운이 겹친 탓에 조코비치에 우승을 내줬지만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으로 내일을 밝혔다.

한편 26일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선 빅토리아 아자렌카(1위ㆍ벨라루스)가 중국의 리나(6위)를 2-1로 꺾고 2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