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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에서 설치,회화로 이어지는 김수연의 신개념 풍경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흰 눈이 소복히 쌓인 둔덕 앞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노란 불빛을 뿜어내는 둥근 달을 거의 가릴 정도로 나무의 위용은 대단하다.

둔덕과 나무 사이엔 슬레이트 지붕을 인 야트막한 주택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담장은 종이판을 이어붙인냥 더없이 어설프다. 나뭇가지들도 툭툭 토막이 난듯 심상치않다.

이 작품은 신세대 작가 김수연의 그림(유화)이다. 김수연은 수집한 사진들로 입체 설치작업을 시행한 후 이를 다시 평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 작가다.
이번에 김수연은 주위 사람들에게 ‘풍경’과 ‘암전’을 키워드로 제시하고, 사진이미지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서교실험예술센터에서 시행한 그룹전에서 작가는 지인들로부터 받은 여러장의 사진 이미지를 이어붙여 밤하늘, 건물, 나무 등 3점의 설치작품을 제작했다. 그리곤 그 전체적인 형상을, 또는 부분적인 장면을 다시 그림으로 꼼꼼히 옮겼다.


중요한 것은 김수연이 이상의 전(全) 과정을 일체의 디지털적 작업 없이, 모두 손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그는 인쇄물의 질감이나 조명효과로 드러난 그림자 등 미묘하면서도 역설적인 부분까지 수용하면서 작품 속에 복합적인 층위를 드러내려 했다.

이처럼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치며 개념-사진-설치-회화로 이어지는 김수연의 풍경은 기이한 울림을 준다. 또 일련의 작업들이 시각적으로, 또 내용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새로운 세대가 시도하는,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종합적 풍경’이란 점에서 김수연의 작업은 주목된다.

김수연의 작품은 서울 청담동의 갤러리2(대표 정재호)에서 열리고 있는 ‘김수연-쉐도우 박스’전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전시에 작가는 신작 회화 10여점을 출품했다. 아울러 다음 회화의 기반이 될 설치작업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2월17일까지. 사진제공 갤러리2. 02)3448-2112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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