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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규 신임 축구협회장…축구계 단합, 월드컵 본선 진출, 국제 스포츠 외교력 과제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당선으로 대한축구협회회장 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한국 축구의 4년은 이제 시작이다.

정 회장은 28일 열린 투표에서 2차 결선까지 가는 접전 끝에 허승표(67) 퍼플웍스 회장을 15대 9로 꺾고 협회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협회장 선거 사상 최초로 4명의 후보가 나서 전투에 가까운 득표전을 펼쳤다. 축구계는 저마다의 이익과 목적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었고 ‘여당’, ‘야당’이라는 여의도 정치권의 용어가 낯설지 않게 쓰였다.

그만큼 정 회장이 승리의 미소만 짓고 있기엔 패자의 상처가 너무 깊다. 당장 나머지 세 후보와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정 회장에게 던져진 숙제다. 허 회장은 1차 투표에서 정 회장보다 1표 많은 8표를 획득했다. 만만치 않은 세력이다. 2차 투표에서 정 회장이 몰표를 받은 건 그만큼 지지세력과 반대세력이 분명하다는 방증이다. 정 회장은 당선 확정 뒤 “축구계 전체의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거 과정에서 여러 갈래로 나뉜 축구계 봉합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또 정 회장의 당선을 ‘범 현대가(家)’의 세습으로 보는 시각도 누그러뜨려야 한다. 정 회장은 1993년부터 16년이나 협회장을 지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사촌동생이다. 그에게 정 의원의 존재는 후광인 동시에 그늘이기도 했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및 대의원총회가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려 당선된 정몽규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내부 갈등 봉합은 물론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과 새 감독 선임이란 굵직한 현안도 정 회장의 코 앞에 놓여 있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은 A조 2위로 본선진출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종예선 이후 물러나겠단 뜻을 밝힌 최강희 감독의 뒤를 이을 명장을 구하는 일도 중요하다. 또 전임 조중연 회장 시절 ‘독도 세리머니’를 놓고 일본축구 협회에 양해를 구하는 ‘저자세 문건’ 등으로 금이간 축구협회의 위상도 재정립해야 한다.

정 회장 스스로 “삶의 절반에 가까운 20년을 축구와 함께 했다”고 자신할 정도로 축구 경영자로서 다져온 경력은 그에게 기대를 걸게 한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 부사장이던 1994년 프로축구 울산 현대 구단주로 활동하며 K리그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전북 현대(1997~1999년)구단주를 거쳐 2000년부터는 현대 아이파크 구단주를 맡은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이를 바탕으로 정 회장은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로 활동했다. 그해 정 회장은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태를 신속하게 해결하며 축구계의 신뢰를 쌓았고 이후 프로축구 승강제, 선수복지연금 도입 등 K리그의 흥행과 선수들 복지에도 성과를 냈다.

2002한일월드컵 조직위원을 시작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발을 넓혀온 점은 국제 스포츠 외교력 향상을 기대하게 한다. 정 회장은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프로리그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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