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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문화는 서울보다 한수 위
문화의 일부가 된 커피…고품질 원두도 유명
대만 커피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커피 재배 역사는 꽤 길다. 영국의 차회사가 1884년 커피나무를 대만에 처음 들여온 이후 1940년까지 1000헥타르(㏊) 이상 재배됐다. 대만산 원두는 질 좋기로 유명하다. 단, 재배면적이 넓지 않아 대부분 내수용으로 소비된다. 유럽문화를 일찍 접한 대만에서는 차와 더불어 커피도 주요 기호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말 수도 타이베이가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선정한 세계 10대 커피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품질의 원두와 좋은 커피가 국가적 문화유산의 일부라는 이유에서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혼재된 타이베이와 달리 타이난(台南)에는 개성이 잔뜩 묻어있는 카페가 많다. 인테리어가 비슷비슷한 카페는 이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낡은 골목길 사이에 자리잡은 카페의 수수한 외관은 소박한 대만 사람을 닮은 듯하다. 외양은 번듯하지 않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재치있게 꾸며진 카페가 많다. 오래되고 낡은 집을 개조했거나, 허름한 나무문과 빛바랜 시멘트벽마저 인테리어로 되살린 카페도 드문드문 보인다.

타이난 시내 우위안(吳園)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라오스(寮國)카페의 그윽한 커피향이 발길을 잡는다. 좁은 골목길 한켠에 눈짐작으로도 몇 평이 채 안되는 곳이지만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으로 늘 북적인다. 주인이 매일 원두를 로스팅하고, 자신만의 비법으로 커피원두를 섞어 부드럽고 깊은 맛의 커피를 내어준다. 정성스레 만든 커피 한 잔은 여행자의 피곤함을 덜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날 볶은 질좋은 원두도 싼가격에 살 수 있다.

라오스카페 맞은편, 간단(甘單)카페도 삐걱이는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잘 꾸며져 있다. 타이난 시내 비비아트(BB Art)는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1층에는 미술품을 전시한 갤러리, 2층에는 카페로 꾸며져 있다. 커피 한 잔을 즐기면서 미술품을 구경하는 것은 덤이다.

타이난(대만)=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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